한국은행의 특별금융(특융)회수가 당초 방침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어
특융을 둘러싼 특혜 시비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일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6대 시중은행의 특융 상환액은
지난해 모두 2백1억원에 그쳐 89년의 3천5백61억원에 비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특융에 대한 정당성 시비가 일자 지난 89년초 향후 5년간에 걸쳐
특융을 전액 회수하겠다고 밝히고 전체 특융 1조7천2백21억원 가운데 89년에
20.7%인 3천5백61억원을 회수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은행수지가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이를 이유로 한은이
특융회수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말 현재 특융회수액은 모두 3천7백62억원으로 전체
지원액의 21.8%에 그치고 있다.
은행별 특융회수실적을 보면 지원금액이 1천억원이하인 한일은행과
서울신탁은행은 모두 상환했으며 제일은행은 1천76억원중 4백21억원
(39.1%)을 갚았다.
그러나 지원금액이 9천56억원으로 가장 많은 상업은행은 11.5%인 1천
41억원만을 상환했으며 외환은행도 3천8백27억원중 16.1%인 6백16억원을
상환하는데 불과했고 조흥은행은 2천54억원중 23.2%인 4백76억원을 갚았다.
한은은 금년에도 은행수지가 별로 개선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
특융회수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들도 한은이 특융을 회수하면 부실여신이 시중은행의 경우 1조
9천억원에 달하고 데다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수지를
더욱 나쁘게 만들 것이라며 한은 등 관계당국에 특융회수 연기를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추세로 나갈 경우 오는 93년까지 특융을 전액 회수키로 한 한은의
계획은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