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부가 안정적인 건자재 공급을 위해 올해 3백만t의 시멘트와 60만
t의 철근을 수입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관련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멘트의 경우 이미 지난해말부터 품귀현상이
해소돼 올해는 공급과잉을 빚을 전망이며 철근도 지난해말 현재 81만여t의
재고가 쌓여 소비자들이 품질이 떨어지는 수입철근을 외면하고 있는
상태에서 정부가 안정적인 건자재 공급이라는 명목으로 시멘트와 철근을
대량으로 수입할 경우 생산업계가 심각한 공급과잉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
된다는 것이다.
상공부는 건자재 수급안정대책에서 올해 국내 시멘트수요가 지난해보다
20.7% 늘어난 4천1백만t으로 예상되지만 생산은 4천만t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안정적인 시멘트공급을 위해서는 3백여만t의 시멘트수입이 필요
하다고 발표했으나 시멘트업계는 올해 오히려 시멘트를 수출해야 할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올해 국내 시멘트 생산량은 지난해말 한라시멘트의 연산
4백만t짜리 공장증설 등에 따라 지난해보다 26%가량 늘어난 4천2백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국내수요는 3천5백여만t에 그칠 것으로 보여
최소한 5백만t 이상을 수출로 소화해야 할 판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철근업계도 상공부가 올해 철근 국내수요를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5백76만5천t으로 예상하고 국내 공급능력은 5백30만8천t 가량으로 전망,
60여만t의 철근을 수입하려 하고 있으나 이는 빗나간 전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철근업체들은 내년도 국내 철근생산 능력은 4백97만여t에 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기에 지난해말 현재 재고량 81만5천t(철강사 10만t,
부두에 쌓여있는 재고 25만t,유통재고 15만t,건설회사 재고 31만5천t)을
감안하면 올해 국내 철근공급능력은 5백80여만t이나 돼 국내수요 5백
52만여t(내수 5백40만t, 수출 12만t)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다 60여만t의 철근을 수입할 경우 심각한 공급과잉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에도 상공부의 수요예측이 빗나가 하반기부터 철근재고가
계속 쌓이고 시멘트도 연말에는 공급과잉으로 반전됐다며 특히 올해는
가뜩이나 시멘트 및 철근의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입물량까지
쏟아붓는 것은 일관성없는 수급예측으로 시멘트,철근파동을 겪어온 정부가
무조건 파동만은 피하자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