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만사태 향방의 중대한 갈림길로 여겨졌던 미-이라크간 외무장관
회담이 결렬됨으로써 중동지역에서의 전쟁발발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베이커 미국무장관과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은 9일 상오 11시
(현지시간) 제네바에서 회담을 가졌으나 이라크의 쿠웨이트철수에 관한
양측의 의견이
맞서 타협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 UN / EC 마지막 중재에 나서 >
이에따라 페만에서의 전쟁가능성은 더욱 높아졌으며 UN의 이라크군
철수시한인 오는 15일을 5일 앞두고 EC와 유엔이 평화적 해결을 위해
마지막 노력에 나서고 있다.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은 베이커-아지즈 회담이
결렬된 직후 오는 12일 바그다드를 방문,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을 만나
페만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상을 갖겠다고 밝혔다.
또한 프랑스아 미테랑 프랑스대통령도 미-이라크 외무장관회담이전에
양국간의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자신은 오는 15일까지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
< 베이커 - 무력사용 강행 경고 >
한편 베이커 미국무장관은 제네바회담이 결렬된 직후 가진 기자
회견에서 이날 회담의 실패는 이라크측이 전혀 신축성을 보이지 않은데
있다고 비난했다.
베이커장관은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이 후세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부시대통령의 친서수령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8개국 다국적 연합군은 필요한 경우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이라크를 축출키로 한 유엔결의를 이행할것"이라고 강조했다.
< 아지즈 - 이스라엘공격 위협 >
또한 별도의 기자회견을 가진 아지즈 이라크외무장관은 쿠웨이트에서
이라크군의 철수문제를 팔레스타인문제와 연계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만약 전쟁이 발발한다면 이라크는 이스라엘을
먼저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 부시 - 낙담, 예비군추가소집 검토 >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도 베이커-아지즈회담이 결렬된후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가 쿠웨이트철수문제 논의를 거부한데 대해
낙담했다"고 논평하며 군에 필요한 물자를 우선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물자동원령을 발표했다.
부시대통령의 회견직후 리처드 체니 미국방장관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 예비군병력을 추가소집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의 한 관리는 페만 긴장고조와 관련 미동맹국들의 방위
분담액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커-아지즈회담의 결렬로 악화일로에 있는 향후 페만사태의
진로는 이제 미-이라크간 직접협상의 무대에서 EC와 유엔의 중재노력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UN결의의 최종시한을 5일 남긴 지금 페만사태의 평화해결을 위한
최종기대는 오는 12일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의 바그다드 방문에 모아지고
있다.
< 후세인 - 전쟁준비 완결 강조 >
또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집권바트당 간부들에게 한 연설에서
"이라크군은 미국에 패배를 안겨줄 태세를 완전히 갖추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