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일성은 1일 남북통일방도를 결정하는 문제가 시급함을 주장
하면서 이같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남북한정부와 각계 정당.단체들이
참여하는 ''민족통일정치협상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 ''고려연방제'' 통일방안 거듭 주장 ***
내외통신에 따르면 김일성은 이날 상오 평양 금수산의사당 대회의실에서
50분간에 걸쳐 육성으로 발표한 ''신년사''에서 남북대화 및 한반도통일문제에
언급, 현시점에서 통일방도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한 과업이라고 지적하고
''고려연방제통일방안''이 가장 합리적인 안임을 거듭 주장하는 가운데
''조국통일이 당국이나 특정계층의 힘만으로는 성취할 수 없는 전민족적
위업''임을 내세워 그같이 주장했다.
김일성 또 ''민족통일정치협상회의''소집과 관련 "남북한정부를 비롯해
여.야와 재야를 가리지 말고 다수와 소수를 차별하지 말아야 하며 정견의
차이와 과거의 허물도 묻지말고 상대방에 대한 의심과 편견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조국통일을 위해 각당.각파의 정치세력과 각계층이
주장과 행동을 일치시키고 서로 연대.연합, 거족적인 대중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 ''전 민족적 통일전선''형성을 촉구했다.
김일성은 이어 한국정부의 대화창구 단일화방침을 거듭 비난하면서
민족적 대단결을 위해 "오늘 특별히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것은 남북
정치인들간의 접촉을 확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앞으로
북한은 이를 위해 쌍무적이든 다무적이 든 그 형식에 관계없이 한국의
여당 및 재야인사들에게도 대화의 문을 열어 놓을 것 이라고 밝히면서
한국측에 국가보안법 철폐 <>방북인사 석방 <>자유롭고 균등한
대북접촉보장 등을 요구했다.
*** 동서독식의 한반도 통일엔 반대 ***
또한 김일성은 통일방도와 관련 동서독식의 제도통일이 비현실적인
것이므로 이를 주장하는 것은 "분열을 지속하고 통일을 반대하는 것"
이라면서 한국측이 다른나라의 흡수통일을 흉내내기 위해 북방정책을
내세워 청탁외교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는 가운데 연방제가 아닌
''일방의 제도만으로의 통일''을 강요하면 불가피하게 동족간에 충돌까지
야기시키는 재난을 맞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일성은 남북고위급회담과 관련, 한국측이 북측의 남북불가침
선언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공전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한국측이
주장하는 신뢰회복.교류확대에 앞서 정치.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침선언이 먼저 채택돼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팀스피리트훈련 중지
<>주한미군 철수 <>미-북한간 평화협정 체결 <>단일의석에 의한 유엔가입
등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김일성이 이번에 제의한 ''민족통일정치협상회의''는 89년의
''남북제정당연석회의 ''(신년사에서 주장), 90년의 ''남북최고위급참가
당국.정당수뇌협상회의''(신년사)등과 비교해볼 때 그 명칭만 약간씩
바뀌어었을 뿐 그 내용은 크게 다른바 없는 것으로 지난 48년에 내놓았던
''남북제정당 사회단체연석회의''주장과도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민족통일정치협상회의''도 최근 한국사회의 다양한
통일논의분출에 편승, 한국내의 갈등을 부추기면서 특히 올해 실시되는
지자제정국을 계기로 통일문제와 관련한 사회여론 분열을 노리는 대남
책략의 하나로 제의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