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증시는 상반기중에 다소 주가조정을 거친 뒤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고 증권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증권회사, 투신사, 증권관계기관의 전문가들은 27일 올해 수출부진을
비롯한 실물경제의 침체, 악성매물의 누적, 예상치 못한 페르시아만사태의
발발등으로 인해 줄곧 하락세를 보였던 주가가 내년에는 서서히 상승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들이 새해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증시 내부의 구조적인 악재가
장기간에 걸친 조정국면을 거치면서 이미 장세에 반영된데다 내년에는
실물경제의 회복, 지방자치제 선거 실시, 증권산업의 개방 등 각종 호재가
잇따라 출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우선 주가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실물경제의 회복조짐을
호재로 꼽고 있다.
국내경기는 지난 88년 2월 이후 하강국면이 이어졌으나 지난 7월부터
계속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빠르면 내년 상반기중에, 늦어도
하반기중에는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증권당국이 내년에도 강력한 주식공급 억제정책을 계속 시행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미수금과 미상환융자금 등 단기 악성매물이 올 연말까지 대부분
정리돼 내년장세에는 압박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음으로써 증시의 수급사정이
크게 호전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이와함께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지자제선거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부터는 자본시장 개방이 구체화되면서 해외 핫머니
(단기부동자금)가 유입될 가능성이 커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회복될
것으로 관측됐다.
전문가들은 내년 1월 페르시아만사태가 전쟁의 발발없이 평화적으로
해결돼 세계유가가 하락할 경우 국내 주가는 실물경제의 회복속도와
관계없이 예상보다 빨리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종합주가지수가
대체로 내년말까지는 8백50-9백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공공요금의 무더기 인상에 따라 물가불안이 가중되고
기관투자가들의 과다보유 주식이 대량매물화할 가능성이 큰 점이 악재로
지적됐다.
또한 전문가들은 그동안 근로자 임금인상률이 한자리 수에서 억제돼
왔음에도 불구, 물가와 부동산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해 심각한 노사분규가
재연될 경우 증시는 의외로 지루한 침체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