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29일 한국은행이 창립 40주년 기념행사로서 "금융자유화와 통화정책"
이라는 제목 아래 개최한 국제심포지엄에는 여러가지 커다란 교훈이 담겨
있었다.
여기에 참가한 연사는 모두 4명 모두가 서방 4대 선진국 중앙은행의
현재 총재나 부총재였다.
그들은 70년대초부터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금융혁신의 소용들이
소에서 어떻게 하면 중앙은행의 역할을 원만히 수행할 것인가를 두고
맨앞장서서, 그리고 가장 생생한 경험을 해오고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나라의 현재 사정에서 우선 강조되어야 할 것은 금융혁신은 막을수도
막아서도 안되는 하나의 당연한 현실이라는 점이다.
금융혁신의 면모는 대체로 3가지로 말할수 있다.
첫째는 미에노 일은총재가 현재 진행중인 금융혁신의 가장 중요한
배경이라고보는 금융기술의 혁신이다.
이것은 전신과 통신 기술의 심화와 확산에 배경을 두고있다.
이로 말미암아 화폐나 수표 이외의 새로운 결제수단이 등장했다.
신용카드나 선급카드등 플라스틱화폐가 생겨났다.
둘째는 금융기관 끼리의 경쟁이 종전과는 전연 다른 국면을 보이면서
활성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각종 금융기관은 새금융상품 새금융서비스를 자유로이 가격(이자율)
경쟁을 벌이면서 속속 개발 판매하고 있다.
종전에 그융기관을 지배하던 것이 규제측면이었다면 지금은 경쟁측면이
되었다.
규제기관으로부터 징벌을 받지 않는 것이 종전 금융기관의 경영원칙
이었다면 지금은 경쟁시장에서 살아나는 것이 경영원칙이 되었다.
셋째는 금융의 국제화이다.
금융기관들이 국경선을 넘어 다른 나라에서 광범한 영업을 본국
금융기관과 경쟁적으로 벌이게 되었다.
금융기술의 현신적 발전, 특히 금융산업의 전자화가 이러한 국제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지금 우리나라에서 차츰 그 모습을 드러내고있는 참이다.
선진국의 다자간 또는 쌍무협상을 통한 금융개방압력이 드세어지고 있다.
이러한 3가지 방면의 금융혁신에 대한 우리나라 금융규제당국 (재무부와
한은)의 태도에는 근본적인 면에서 한가지 오류가 있다.
그것은 이러한 금융혁신을 규제당국 쪽에서 보면 외부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여건이고 환경인데도 불구하고 금융혁신 자체가 규제당국이
좌지우지할수 있는 정책으로 입안하는데 여건변수와 정책변수를 혼동하는
것 만큼 중대한 실수는 없을 것이다.
여건을 변하게 할수는 없다.
여건에는 다만 대처할수 있을뿐이다.
독일 (이제는 통일된) 연방은행의 헬무트 슬레징거부총재는 앞으로
중앙은행 업무는 각국 중앙은행의 국제적 협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환율의 조정에 있어서 국제협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국내의
경제구조 조정을 위해서도 중앙은행간의 국제협력이 꼭 필요함을 그는
역설했다.
이런 여러가지 점은 김건 한은총재가 개회사에서 언급한 것 같이
우리에게 소중한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