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후 도시키 일본총리는 노태우 대통령과의 한일정상회담에서 "멀지 않은 장래에 북한이 근본적인 노선전환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밝힐 계획이라고 요미우리 시문이 21일 일본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 신문은 가이후 총리가 이같은 전망을 하게 된 것은 북한이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 개방정책을 취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에버렛에 있는 항공사 보잉의 공장 견학 프로그램 마지막 코스는 기념품숍이다. 티셔츠나 컵, 냉장고용 자석 기념품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If it’s not Boeing, I’m not going. (보잉이 아니라면 가지 않겠다)” 영어 단어의 각운(라임)을 살려 세계 최대 항공사의 자존심을 재미있게 표현한 슬로건이다.그런데 요즘 이 문구는 이렇게 패러디되고 있다. “If it’s Boeing, should I be going? (보잉인데, 가야 하나요?) 보잉 항공기의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면서 승객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것이다.올 들어 보잉 항공기 사고는 벽두부터 꼬리를 물고 있다. 알래스카항공의 보잉 737 맥스 9 여객기가 5000m 상공 비행 중 동체에 냉장고만 한 구멍이 뚫려 비상착륙 하는 등 1월에만 다섯 차례 크고 작은 사고가 났다. 그 뒤로도 △운항 중 객실 연기 발생으로 회항 △착륙 중 활주로 이탈 △이륙 중 엔진 덮개 탈거로 회항 사고가 터졌다. 얼마 전에는 튀르키예와 세네갈에서도 이틀 새 세 건의 사고가 잇달아 발생, 국제적 망신을 샀다.108년 전통의 보잉은 품질 최우선의 엔지니어 회사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러나 1996년 당시 금액으로만 133억달러를 들인 맥도널 더글러스 인수 뒤에는 수익 제일주의로 기조가 바뀌면서 품질 누수가 지속됐다는 분석이 많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 대량 해고로 이전에는 15명이 하던 한 근무조의 품질 검수를 불과 한 명이 맡으면서 항공기의 문 고정 볼트가 빠진 채 출고되는 것과 같은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시장의 반응은 냉정하다. 현재 보잉의 항공기 인도와 주문 건수는 후발 주자인 에어버스에 밀리고 있다. 주가 역
내년 상반기 주식 매매·중개 기능을 갖춘 대체거래소(ATS)가 출범한다. 한국거래소(KRX)의 전신인 대한증권거래소가 1956년 개설된 이후 70년 가까이 이어진 증권거래 독점 체제가 깨지는 것이다. 70여 개 대체거래소가 있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일본 호주 등 선진국에선 이미 활성화돼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늦은 감이 있다.주요 증권사가 모여 만든 넥스트레이드를 통해 투자자는 유동성이 높은 800여 개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종목을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정규거래소 개장 전은 물론 퇴근시간 이후에도 국내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거래도 허용돼 투자자 선택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매매체결 수수료는 한국거래소(0.0027%)보다 20~40% 낮게 책정될 예정이다. 이처럼 거래시간 연장과 거래비용 감소, 새로운 호가 방식으로 투자자 편익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기업 공시나 해외 이슈를 빠르게 반영해 시장 지연이나 충격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는 건 대체거래소가 거래 시간을 늘리고 비용은 줄여 오히려 투기적 거래 기회를 확대하는 창구가 될 수 있어서다. 두 거래소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와 시세조종이 판친다면 경쟁 도입 의미가 사라진다. 이럴 경우 한국거래소의 ‘대체’가 아니라 ‘보조’ 기능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시간이나 수수료가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 경쟁이 관건이다. 자체 ETF 등 새로운 금융상품과 진화한 주문 방식으로 투자자를 사로잡는 동시에 기존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추경호 의원이 선출됐다. 윤석열 정부 첫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 의원은 지난 총선 때 여당의 대패 와중에도 대구 달성에서 수월하게 3선에 성공했다. 다수 ‘TK 의원’과 ‘호남 의원’이 그렇듯 해묵은 지역정서 기반에서, 극단으로 나뉜 정치 구도에서 살아남으며 리더 대열에 섰다.그는 통상 친윤(尹)계로 분류되지만 계파 색채가 옅고 합리적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관료 경력으로 볼 때 거대 야당의 예고된 입법 독주에 맞서기에는 뚝심과 추진력이 약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더구나 소수 여당은 선거 참패 한 달이 지났는데도 강철 같은 단일대오는커녕 친윤·비윤 하는 내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가 원내사령탑으로 뽑히기까지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경위야 어떻든 추 원내대표는 여당의 막중한 소임 완수에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한다. 당선 인사에서 그는 “제일 중요한 것은 108명이 똘똘 뭉쳐야 한다는 것”이라며 내부 단결을 역설했다. 4월 총선 이후 사분오열의 여권 행태를 볼 때 공감되는 상황 진단이다. 문제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단결할 것이냐다. 여당 의원 108명이 단합해야 하는 절대적 이유는 야당의 위헌적 입법, 포퓰리즘 입법을 저지해야 하기 때문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경제 쪽만 해도 민주당 주도의 반시장 입법 대기가 즐비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문제의 양곡관리법과 농안법 강행 처리 방침을 세운 데 이어 22대 1호 법안으로 ‘전 국민 25만원 살포법’을 공언해왔다. ‘노란봉투법’처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필요성과 정당성이 사라진 법안까지 되살려내겠다고 벼른다. 108석이 위기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