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를 맞으며 3.1운동의 뜻을 새로이 새기는 오늘 우리는 해방의 날
을 맞기까지 국내에서, 그리고 중국과 미주등 세계의 곳곳에서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선열들께 머리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 통일국가 성취가 민족사의 소망 ***
기미 독립정신은 그로부터 영광의 21세기를 내다보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겨레 모두의 가슴속에 꺼지지 않는 불꽃이 되어 이어져 왔습니다.
스스로의 힘이 모자라 유구한 역사를 가진 나라를 빼앗겨야 했던 선열들의
민족자결과 자주독립의 절규는 오늘의 우리에게 힘있는 나라, 세계속에 당당
한 나라를 만들라는 준엄한 명령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의 우리가 민주번영의 통일국가를 만드는 일은 우리 선열들이 온갖
고난과 시련속에서 스스로를 불사르며 이루려 했던 민족사의 소망을 성취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겨레의 오랜 꿈을 실현할 마루턱에 섰습니다.
민족이 역량을 한데 뭉쳐 안팎의 도전을 이겨 나간다면 우리는 분명히 20
세기를 마무리하는 이 연대안에 민주, 번영, 통일의 위업을 이룩할 것입니다.
*** 1990년대는 통일을 여는 희망의 연대 ***
외세에 의해 왕조가 무너진지 10년이 채 못된 그 때에도 우리의 선열은
국민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민주국가를 세우려 했습니다.
임시정부 헌법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는 1990년대를 남북으로 갈라진 민족을 하나의 공동체로 통합하고 통일
의 길을 여는 희망의 연대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 세기에 들어와 힘없는 약소민족으로 나라를 잃었던 우리가 인류의 번영
과 세계의 평화를 이끄는 당당한 나라를 만드는 것도 이 연대에 이루어야
할 일입니다.
지금 세계는 세기적 변혁의 소용돌이 속에 있습니다.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은 개혁과 개방의 넘치는 물결 속
에서 엄청난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장벽이 붕괴되고 공산독재체제가 잇달아 무너지고 있습니다.
*** 북한 개방 멀지않아 ***
북한이 경직된 폐쇄노선을 버리고 개방의 길로 나올 날도 멀지 않을 것
입니다.
우리는 지난 반세기 가까이 이념과 체제의 장벽으로 막혀있던 북방세계와
교류/교역하는 큰 길을 열었습니다.
중국과는 한해 2만명이 오가며 우리 항공기가 모스크바로 날아가고 소련의
여객기가 김포공항에 취항하는 현실을 맞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지척의 거리에 있는 남북한의 겨레
가 분단의 장벽을 허물고 자유로이 왕래하며 하나의 민족공동체를 이루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는 북한이 민족화해의 길로 나와 남북의 동포가 다함께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민족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갈 것입니다.
나는 오늘 북한 당국의 최고책임자에게 정치군사문제를 포함한 남북간의
모든 현안을 제한없이 논의하기 위해 빠른 시일안에 남북한 정상회담을 열
것을 다시한번 촉구합니다.
*** 남북한 상호신뢰 구축이 선결과제 ***
우리는 서로가 필요로 하는 물자의 교역이나 공여, 관광 및 국토개발과
공장의 건설등 경제협력을 실현하기 위해 남북한 관계자간의 협의를 당장
에라도 개시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밝힙니다.
나는 북한의 태도를 주시하면서 남북한간에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상호신뢰의 구축이 선결과제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북한은 무엇보다 무력이나 계급혁명으로 적화통일을 하겠다는 망상을
버려야 하며 이것을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입니다.
3.1정신은 나라를 사랑하는 일에 혼연히 자기를 희생하는 것입니다.
당파의 이익이나 종교, 신분에 차별없이 나라를 위한 일에 힘을 합치는
것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뭉쳐 이 정신을 실천해야 합니다.
3.1독립선언서는 세력의 시대가 가고 인도적 정신이 새로운 문명의 서광을
비추기 시작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71년이 지난 이제 우리는 오늘의 세계적 변화에서 자유와 위대한 인간정신
의 밝은 빛이 압제의 어둠을 가시게 하는 현실을 봅니다.
이제 우리는 민족웅비를 실현해야 할 때를 맞고 있습니다.
이 세기적 변혁을 겨레의 소망을 이루는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자유와 번영의 힘을 넘치게 하여 통일의 날을 앞당겨야 합니다.
이것만이 선열의 거룩한 희생에 보답하며 3.1정신을 완성하는 길일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