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오 6시 조금 넘어 시작된 이날 청와대회담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청와대 주변에서는 한때 난항을 겪고 있는게 아니냐고 걱정하는 견해들이
나오기도 했으나 회담시작 6시간을 조금 넘긴 밤 12시3분께 이수정 청와대
대변인이 회담장안으로 불려들어가면서 회담이 성공적일 것이라는 쪽으로
반전.
회담장인 대식당의 라운드 테이블에서 대좌한 노대통령과 야3당총재들은
회담시작 약 4시간이 지난 10시가 조금 지나 식탁에서 소파로 옮겨 차를
주문했는데 비서진들이 "차"를 <차>로 잘못 알아들어 야당총재들의 차를
청와대 본관으로 부르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는데 이는 비서진이 너무 긴장한
탓이었다고.
청와대측은 당초 회담을 준비하면서 회담후 이수정 청와대대변인이 노대통령
으로부터 회담내용을 설명듣고 발표하고 야당총재들은 당으로 돌아가 각자
발표키로 했었으나, 이대변인이 회담장에 들어간뒤 야3당총재들이 즉시
돌아가지 않고 약 50분간 발표문의 작성을 도운후 발표문이 정리된 다음
이를 받아 돌아감으로써 공동발표문을 내는 형식으로 바뀌었다고.
노대통령과 야 3당총재들은 회담중 라운드 테이블에서 소파로 옮겨 대화를
계속 하다가 11시 조금넘어서는 다시 라운드테이블로 옮겨 회담을 진행했는데
밖에서 대기중이던 청와대 비서실은 이를 두고 회담이 난관에 부딪친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도 했으나 사실은 현안 대부분에 합의한 노대통령과 야3당
총재들이 회담내용을 정리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는 후문.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이날 밤을 세워 초조히 회담을 지켜보던 청와대
비서진은 환성과 박수로 환영했는데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회담을 준비하
면서도 회담 결과에는 반신반의했으나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우리도 이제
해낼수 있다는 자신을 갖게 됐다"면서 "이번 회담에 거는 국민적인 기대가
컸던 만큼 야당총재들도 그 기대에 부응한 것으로 본다"고 감격.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제 우리의 정치도 한차원 높아진 것이 아니겠느냐"면
서 2년간이나 끌어온 5공청산문제의 실마리를 푼데 대한 감회를 피력.
특히 5공청산문제에서 정호용 이원조 두 의원의 문제가 걸림돌로 되고
전직대통령의 증언문제도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노대통령이 14일과 15일
연이어 백담사와 정의원에게 사람을 보내 만나 문제를 풀어나간 점과
그간의 막후절충에서 노대통령의 의중이 충분히 전달된 것이 이날 회담을
성공으로 이끈 열쇠였다고 비서실은 평가.
회담이 끝난뒤 노대통령도 이수정 대변인을 통해 "2년간에 걸친 과거청산
문제에 원만한 합의를 이룬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피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