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에서 일어나고 있는 극적인 상황은 유럽공동체(EC)가 멀지않아 2차대전
이후 최대의 유럽 개편으로 이어질 사건, 즉 그 중심부에 통일 독일이라는
초대국을 탄생시킬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불어넣고 있다.
동서 독일의 통합은 서독측의 희망이 결코 실현되지 못할 운명이었던
것으로 비쳐 오랫동안 그 가능성이 무시돼왔으나 지금 바로 베를린 장벽
너머 동독에서 굽이치고 있는 소용돌이는 독일인의 꿈을 보다 현실에
근접시키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통일이 이뤄진다면 그것은 12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EC에 전후
분단으로부터 해방된 새로운 유럽 질서 속에서 경제및 정치적 통합을 위한
견인차로서의 그 역할을 고양하는 역사적 기회를 제공할 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동독 관심 분산 92년 EC통합 지연될수도 ***
그러나 공산국 동독에서 현재 진행중인 극적인 변화는 오는 92년까지 광역의
장벽없는 시장을 완성한다는 EC의 당면과제로부터 서서독 정부의 주목이 다른데로
쏠려 통합의 속도가 늦춰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도
있다.
20세기의 역사는 유럽의 중심부에 독일의 경제력과 아마도 군사력이 다시금
발흥하는데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나라는 소련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의 도미니크 무아시 부소장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은 기회인 동시에 유럽의 위험요인이기도 하다"며 "우리는 모든 것이
열려져 있는 시기에 처해있다. 우리는 개념적으로 유럽의 미래를 개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EC위원들은 동구권을 휩쓰는 개혁의 열기가 동베를린에도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가운데 세미나를 갖고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마찬가지로
오는 12월8일 스트라스부르에 모이는 EC정상들도 논의의 일부를 이에
할애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