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가 비웃기 시작한 우리의 자화상은 **
온 세상이 우리경제를 두고 입이 마르라고 칭찬하던 때는 반짝 한때의
일로서 사라지는가 보다.
이제는 한국경제 종이호랑이론이 판을 치고있다.
처음에는 지난해 11월 홍콩의 중국계 신문 신만보가 한국경제는 용에서
벌레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함으로써 바깥에서 보는 비관론의
막이 열렸다.
그에 이어서 홍콩의 파이스튼 이코노믹 리뷰, 미국의 월 스트리트 저널,
영국의 파이넨셜 타임스등이 차례로 한국경제의 앞날에 끼인 어두운
그림자를 지적하였다.
최근에는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지가 한국에서 과소비와 놀기풍조가
만연하는것을 두고 "샴페인병을 너무 일찍 터뜨린 격"이라고 비유하였다.
또 일본의 아사히신문이 발행하는 주간 "아에라"는 우리경제를
채금만 뛰고 품질과 기술은 오히려 퇴보하는것으로 보도하였다.
그래서 일본은 이제부터는 이른바 "한국의 추격"을 겁낼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연거푸 이번에는 프랑스의 일간경제지 라 트리뷴이 우리나라경제를
걱정하는 기사를 실었다.
한국경제가 "괴질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노동환경의 악화때문에 대외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한국제품의
국제경쟁력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쓰고 있다.
사실 그동안 우리경제는 과분한 칭찬에 익숙하여 있었다.
과거 정부의 고위층이 통치용으로 국내의 언론으로 하여금 좋은면만
골라서 침소봉대케부추긴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20세기초를 끝으로 아무 나라도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참에 한국과 대만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자 세계가 경이로움을
나타낸것도 사실이다.
특히 서방의 자본주의 경영은 사회주의 국가들과 체제 우수성 경쟁을
하고있던 참이었다.
대전후 대부분의 제3세계 나라들이 사회주의와 폐쇄적 민족주의를 내걸고
국가건설에 박차를 가하였으나 하나같이 실패하였다.
뿐만아니라 보다 일찌감치 산업혁명을 치러낸 동구권의 여러 나라마저
농업및 공업의 잇따른 퇴보와 국제수지 적자에 허덕이게 되었다.
자본주의와 개방체제를 들고 나온 한국과 대만이 일단 빈국탈출에 성공을
거두자 칭찬도 그 만큼 높이 사게 된 것이다.
그것은 서방의 체제상의 우위를 증면하는 역할도 했다.
빈인악 경론과 종속이론의 허구성을 실천으로 증명한것이 한국과 대만의
사례라고 보아도 좋았다.
그러나 역시 선진국에의 진입은 생각하던것 보다 더 어렵다는것을
지금 한국과 대만은 실증으로서 보이고 있는 판단이다.
........ 중 략 ........
외국의 언론이 한국경제에 우려와 실망을 나타내기에 앞서 우리 현실은
우리가 알아서 대처해야 한다.
앞에 말한 "3정"에 새로운 실존을 구축하는것이 그것이다.
공자는 원려가 없으면 근우가 생긴다고 하였다.
이 "3정"은 원허이다.
정계도 기업도 노조도 재야도 원려를 세우라.
그리고 각계의 지도자는 거울에서 자기 얼굴을 비추어 보라.
과연 눈앞에 있는 선진국에의 성벽을 기어 올라서 거기로 입성하도록
이 백성을 이끌고 있는가를 말이다.
원려에 골몰하고 있느냐, 거기에 사심은 없느냐를 비추어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