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명으로 구성된 한국경제인 방소경협사절단 단장으로 10일간의 소련
방문을 마치고 2일 하오 귀국한 정주영 전경련명예회장은 김포공항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소련측으로부터 많은 합작제의를 받았다" 고 밝히고 "우리기업
들은 연해주와 하바로프스크등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역부터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다" 고 말했다.
정회장은 "소련 경제관계자들에게 양국간 투자보장협정등 정부레벨의 관계
개선이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시켰다"고
밝히고 " 그때까지는 실패할 위험성이 작은 분야부터 합작사업을 시작하면
문제가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정회장은 또 소련이 한국으로부터 3억-6억달러 상당의 비누/설탕/의류등
생활필수품 수입을 추진중이며 이를 위해 우리측 기업들과 개별접촉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회장과의 기자회견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방소기간중 합작투자제의를 많이 받았다는데
" 그렇다. 소련측은 한/소경협위 주관으로 학생어학연구단 교환에서부터
하바로프스크에 특급호텔과 유스호스텔 각각 1동과 연와 및 벽돌 생산공장,
시멘트벽돌 공장, 목재가공공장, 타일공장, 세라믹별돌공장, 합판제조공장,
노후선박 수리시설등의 건설과 노후선박 수리및 어선 임차등을 제의했다."
<> 소련과의 합작투자 가능성은
" 소련은 아직 여러가지 면에서 준비가 돼 있지 않다.
그러나 소련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정치/경제개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우리나라는 자원의 안정적 확보등 여러가지 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
또 정부간 투자보장협정체결도 필요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최악의 경우
에 활용할 수 있는 장치이다.
따라서 우선에는 실패할 염려가 없는 것부터 추진해 나가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
<> 투자유망지역은
" 시베리아 전지역이 투자유망지역이지만 연해주와 하바로프스크 두주가
석탄을 비롯한 지하자원과 수산물이 풍부하기 때문에 극동지역부터 진출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 한국기업을 위한 수출자유지역 (FTZ)조성용의가 있음을 제의해 왔다는데
"나호드카항을 그렇게 하겠다고 소련측이 제의해와 그 지역을 시찰했다.
지리적으로 가깝기때문에 우리기업들이 진출하면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소련이 경제개방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때문에 어느지역에나
진출할 수 있고 이런 관점에서 특별지역의 의미는 없는 것으로 본다.
이점이 중국과 다르다. "
<> 모스크바에서 한/소경협위 1차합동회의의 내용은
" 우리쪽에서 30여명, 소련측에서 국영기업체대표 약 40명등이 각각
참가해 회의를 가졌다.
소련측은 주로 비누, 설탕등 생필품공장의 진출을 희망했고 우리는 임산물
수산물, 광산물등 자원의 안정적 확보에 관심이 많았다.
앞으로 40여개 분야에 대해 타당성조사를 계속해 나가는 한편 올해말 서울
에서 2차 합동회의를 갖기로 했다."
<> 양국간 경제협력에 대한 전망은
" 소련은 한국기업의 소련진출이 말뿐이고 실제 이루어진 것이 없다는데
대해 실망감을 표시했다.
우리측은 그러나 정부차원의 관계가 수립돼 있지 않은 점이 경협확대의
최대 장애요소임을 설명, 충분히 인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