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나라살림살이를 하고 남은 돈(세계잉여금)2조7,000억원을 놓고 정
부 각부처가 서로 이돈을 끌어다 쓰려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23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지난해의 세계잉여금은 당초 3조2,000억원가량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방사업비등을 정산한 결과 2조7,000억원수준으로 줄어
들었는데 이 잉여금을 둘러싸고 경제기획원 재무부 농림수산부 상공부 보사
부 건설부 교통부등이 소관업무의 시급성을 들어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경제기획원은 총무처와 함께 생활급에 미달되는 공무원급여개선에 가장
먼저 세계잉여금을 지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재무부는 정부빚과 외
채상환에 최우선순위를 둬야한다고 맞서고있다.
또 농림수산부는 여의도 농민시위와 관련, 농어촌지원에 획기적인 예산배
정을 주장하고 있으며 건설부는 주택 200만호건설에 모자라는 재원마련을
위해 세계잉여금을 끌어다 쓰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보건사회부는 영세민지원에 재정확대를 요구하고 있으며 교통부는 기간교
통시설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부처이외에 각정당에서도 당세유지와 지역기반확립을 위해 세계잉여
금에 눈독을 들이고있는 실정이다.
세계잉여금의 처리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후 사용하거나 내년예산의 세
세수로 넘겨진다.
경제기획원 예산실 관계자는 올해 추경예산을 언제 어느 규모로 편성할지
아직 결정하지않았다고 말하고 세계잉여금은 국민의 부담인만큼 한푼도 헛
되게 쓰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