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군부가 쿠데타를 통해 시위를 무력진압한지 2주일도 못되는 29일현
재 시민혁명세력은 정치적해결을 모색하려는 지도층과 지하반정운동으로 돌
입한 과격 대학생간에 분열상을 드러내는등 집권세력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것이 확실하다고 랑군주재 외교관들이 지적했다.
한 서방외교관은 "현재 버마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이 확실하다.
현재로선 네윈장군과 군부가 다시 대권을 장악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서방외교관은 "버마재야세력은 자신들이 진정 국민을 대변하고
있음을 입증하려면 우누와 함께 단일 야당을 결성하는 등 단결해야 한다"면
서 야당의 분열이 군부에 운신할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교관은 이어서 만약 재야지도자들이 정치적 실리만 추구하고 과격 대
학생들이 소수민족인 카렌족한테 무기를 빌어 무력항쟁을 벌이는 등 과격행
동으로 치닫게 되면 야당에 정권을 맡길 수 없다는 빌미를 군부에 주게된다
고 지적했다.
버마 국영방송은 이날 새 군부지도자 사우 마웅장군이 배후 지도자로 알려
진 집권국민통합당의 당의장에 우타 퀴아우씨를 임명하는등 전버마사회주의
계획당 간부 15명을 새정당의 중앙집행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했다고 보도했
다.
이 방송은 또 랑군항의 한 창고를 약탈하던 200명의 폭도에 군인이 발포를
해 12명이 숨졌고 카바 아예에서도 100여명의 주민이 건설부소관 창고 약탈
을 시도하다 군의 발포로 4명이 숨지는등 모두 3건의 약탈사건이 발생, 18
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지난18일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2개월째 계속돼 온 가두시위를 무자비하
게 탄압, 거리의 평정을 되찾는데는 성공했으나 총파업을 가장 효과적인 항
의 수단으로 쓰고 있는 근로자들에게는 속수무책이라고 이들 외교관이 전했
다.
최근 대규모 반정시위기간중 공무원, 대학생, 예술가등을 중심으로 불법결
성된 50개 노조단체 대표들은 이날 파업을 지속시키고 종식시키기위한 가능
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야 함을 역설하고 공무원들이 오는 10월3일까지 직
장으로 복귀하라는 군사정부의 최후통첩을 따르지 말도록 촉구했다.
군사정부는 파업에 들어갔던 정부 5개부처 공무원의 절반이상이 직장에 복
귀했다고 밝혔으나 서방외교관들은 이들 직장복귀 공무원들은 봉급을 타기
위해 건성으로 출근할뿐 제대로 근무를 하지 않아 정부기관기능의 마비상태
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외교관은 공무원직장복귀 최후통첩 시한인 10월3일 미복귀 숫자로 반
정부세력의 판세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현재로서는 강경탄
압 작전으로 치고나온 집권군부세력이 반정세력을 일단 누르고 승리를 거둔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재야세력이 일부는 군사정부에 정당등록을 하고 일부는 군사정부가 실시할
선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는등 분열상을 노출, 자신들이 요
구하는 진정한 민주화를 더욱 멀게하고 있다고 이들 외교관은 지적했다.
금주에 결성, 정부에 정당등록을 마친 3개정당중 하나인 민주당의 윈 나잉
언론-외교담당국장은 "우리는 비록 정당등록은 했지만 군사정부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실시할 것 같지않아 선거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틴 우 지지세력, 아웅지장군등이 제휴한 최대야당단체인 민주주의민족연맹
대변인인 아웅 산수 키여사도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한 선거참여를 고려할수
없다면서 조건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않았으나 서방외교관들은 이
들 조건은 정당이 합당하게 언론매체에 접근할수 있는 보장책, 정직한 개표,
선거후, 현집권층의 전원퇴진등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민족연맹측은 또 사우 마웅장군과 직접만나 대화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지난28일에 보냈으나 29일까지 면담이 거절되고 있다.
이 단체의 부의장인 틴 우 장군은 28일 자유롭고 공정한 다당제선거를 실
시하겠다는 군부의 약속을 믿을 수 없다면서 "만약 이들이 민주주의를 하겠
다는 집회-결사-언론의 자유를 허용하는등 행동을 통해 보여야 할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랑군방송은 접경지대에선 반정세력과의 치열한 전투가 2주째 계속돼
정부군이 최소한 44명 사망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