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는 친명 일극 체제 강화…지도부, 연일 '또대명' 띄우기

국회의장 후보들도 明心 마케팅
이재명 대표 16일 당무 복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장악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대표 연임론을 띄우며 ‘또대명’(또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최고위원들을 중심으로 이 대표 연임론이 민주당 내에 확산하고 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전날 밤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에게 당과 국민을 위해 연임해달라고 직접 말씀드렸다”고 했다.장 최고위원은 지난 12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적은 바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12일 SNS에 “이 대표 연임에 총대를 멜 생각이다”라고 적었다. 박찬대 원내대표 역시 14일 연합뉴스TV에 나와 “점점 (더) 지지자들과 일부 당원이 이 대표의 연임을 요구하고 있다”며 연임론에 힘을 실었다.

지난달 총선 승리 이후 민주당 내에서 이 대표의 연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비명(비이재명)계조차 “마땅한 대안이 없다”며 반기를 들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장 후보들의 ‘명심(이재명의 마음) 마케팅’은 당내 상황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추미애 당선인은 13일 김어준 씨의 유튜브에 나와 “잘 좀 해주시면 좋겠다고 이 대표가 말씀을 줬다”고 했다. 이에 우원식 의원은 15일 같은 방송에서 “(이 대표가 나에게) ‘형님이 딱 적격이다, 열심히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서로 이 대표의 낙점을 받았다고 경쟁적으로 알리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재명 원톱’ 체제에 따른 국민들의 거부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당 대표 연임에 대한 여론은 찬반이 팽팽하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 등에 의뢰해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물은 결과 ‘이 대표의 연임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45%, ‘연임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44%였다.2026년 지방선거 성적이 저조할 경우 이 대표의 지지율과 리더십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음 민주당 대표의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로, 그해 6월 지방선거에 공천권을 행사하게 된다. 민주당 계열 당 대표가 연임한 것은 1995~2000년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를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용종 제거라는 비교적 경미한 이유를 들어 이 대표가 9일부터 1주일간 휴가를 낸 것도 이 같은 부담을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당무 보고도 받지 않고 휴가 기간 내내 휴식할 예정이었으나 입원 기간 당 안팎의 현안에 대해 SNS로 목소리를 내며 ‘병상 정치’ 행보를 보였다. 14일 퇴원한 이 대표는 16일 당무에 복귀해 국회의장 후보 경선 투표에 참여할 계획이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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