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정성호 국회의장 후보 사퇴…추미애로 기운 明心

사실상 단일 추대하기로 결정
당내선 "여론 역풍 불 수도"

우원식은 완주 의지 드러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의장 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이재명(친명)계가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사실상 단일 추대하기로 12일 결정했다. 친명 내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조정식 의원(6선)과 정성호 의원(5선)이 같은 날 자진 사퇴한 데 따른 것이다. 추 전 장관이 국회의장을 맡는 데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거부감이 높지만, 이재명 대표의 당 대표직 연임 등 향후 행보에 가장 부담이 적은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민주당의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며 국회의장 경선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오후에는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조 의원이 추 전 장관과 만났다. 두 사람은 22대 국회에서 6선으로 당내 최다선이다. 회동 직후 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마중물이 되고자 사퇴를 결정했다”며 “추 당선인이 저와 함께 최다선이지만 연장자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정치권에서는 같은 날 이뤄진 두 의원의 용퇴 결정에 이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박 원내대표가 두 의원과 잇달아 접촉해 “내가 원내대표로 당선됐는데 국회의장까지 친명이면 ‘친명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결단을 촉구했다는 것이다. 조 의원과 정 의원은 대선 후보 경선이 치러진 2021년 이전부터 이 대표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추 전 장관을 비롯해 대선 및 총선을 거치며 이 대표와 가까워진 다른 친명 인사들과는 ‘급’이 다르다는 평가다. “사실상 이 대표와 ‘한몸’인 두 사람 중 하나가 국회의장이 되면 이 대표의 차기 당 대표 도전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추 전 장관이 국회의장을 맡는 게 당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며 노골적인 편들기를 일찌감치 선언한 추 전 장관의 의장직 수행이 여론의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추 전 장관은 과거 당 대표와 환경노동위원장직을 수행하며 자신의 고집을 우선시해 당에 피해를 끼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 등의 사퇴로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은 추 전 장관과 우원식 의원(5선)의 양자 구도로 좁혀졌다. 우 의원은 후보 중 친명 색채가 가장 옅은 것으로 꼽혀왔다. 그는 이날 입장문에서 “결선이 있음에도 자리를 나누듯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며 “22대 당선인들의 현명한 판단을 믿고 뚜벅뚜벅 가겠다”고 완주 의지를 밝혔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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