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48억" 또 터졌다…압구정 신고가 속출하는 이유

조합원 빗장 열리자 신고가 속출
압구정 '신현대12차' 전용 121㎡, 48억원 거래
2월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예외' 적용
투기 우려에 토허제 연장됐지만…"매수세 꾸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전경. 사진=한경DB
서울 강남권 대표 재건축 지역인 압구정동에서 연이어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지면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2차' 전용 121㎡는 지난 1일 48억원(6층)에 팔리며 신고가를 썼다. 지난달 47억6500만원(11층)에 거래되며 기록한 신고가를 2주 만에 갈아치웠다.신현대12차는 '신현대9차', '신현대11차' 등과 압구정2구역으로 묶어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들은 6개 특별계획구역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데,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으로 재건축이 추진되는 2구역은 압구정에서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압구정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풀리자 신고가 행진

지난달부터는 압구정2구역에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졌다. 현행법에서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단지는 조합설립인가 이후 매수하면 조합원이 될 수 없다. 신축 아파트 입주권을 받지 못하고 현금청산의 대상이 되니 극히 예외적인 매물을 제외하면 거래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조합 설립 이후 3년 안에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이 없다면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적용받게 됐다. 압구정2구역은 2021년 4월 조합설립인가를 완료해 올해 3년이 됐다. 지난달 거래된 매물부터는 조합원 지위가 양도되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전경. 사진=한경DB
2구역은 물론 압구정 다른 아파트 단지들도 그간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이 없었다. 압구정4구역과 5구역은 지난 2월, 3구역은 2구역과 마찬가지로 지난달 조합설립인가 승인 3년이 도래했다. 올해 압구정에서 신고가 거래가 연이어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에는 신현대12차 전용 182㎡가 74억4000만원(12층)에 신고가로 거래됐고 '현대13차' 전용 105㎡도 43억4000만원(11층)에 신고가를 썼다. '현대1차' 전용 196㎡는 89억원(13층)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압구정동에서 나온 신고가 거래만 6건에 달한다. 2월에는 7건, 3월에도 4건의 신고가 거래가 체결됐다.

이러한 움직임에 서울시는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자 압구정동 아파트지구 24개 단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주택이나 토지 등을 거래할 때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택에는 최소 2년의 실거주 의무가 적용돼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지정효력 기한은 2025년 4월 26일이다.

토허제 재지정에도…"자금력 있는 수요자 관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갭투자 수요가 차단됐지만, 일선 부동산 업계에서는 압구정 재건축 단지 매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갭투자가 아니더라도 압구정 재건축 수요는 많다는 평가다. 다만 신고가 행진이 계속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아파트 전경. 사진=한경DB
압구정동 한 개업중개사는 "올해 초까지는 10년 보유, 5년 거주, 1주택자 조건을 모두 갖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 매물만 거래할 수 있었다"며 "그간 매물이 씨가 마른 탓에 가격이 높아진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해 1월 547건에 그쳤던 압구정동 아파트 매물은 2월 말 653건으로 늘었고 4월 말에는 773건으로 재차 증가했다. 4개 구역의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가 풀리자 매물이 약 40% 늘어난 셈이다. 이달 들어서는 다소 줄어 700건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은 개발 호재가 많고 집값 상승 잠재력도 높은 곳"이라며 "그중에서도 압구정은 자금력 있는 수요자들이 관심을 두는 곳"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 분위기와 상관없이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