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흠 잡으려 강압적 감사…심야에 女직원 집까지 따라가"

어도어 측 하이브 불법·강압 감사 주장
"심야에 여성 직원 집 따라가 서명 강요"
"문제 없는데 '배임 정황 명확' 주장하며 압박"
하이브 측 "합법적인 감사 절차"
/사진=연합뉴스
모회사 하이브와 경영권 관련 분쟁을 벌이고 있는 어도어 측이 "하이브가 불법적이고 강압적인 감사를 통해 어떻게든 어도어와 민희진 대표를 흠잡을 만한 문제를 만들고 싶어한다는 의도가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10일 민희진 대표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 측은 "어도어의 이사회를 앞두고, 이날 새벽까지 어도어 구성원이 하이브 감사팀의 비상식적인 문제제기에 기반한 불법적인 감사로 인해 고통을 당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종에 따르면 하이브 감사팀은 일과 시간 이후인 지난 9일 저녁 7시경 어도어 스타일디렉팅 팀장에 대한 감사를 시작해 10일 0시 넘는 시간까지 계속됐다.

법률대리인은 "회사 내에서 업무 중이었던 해당 구성원의 집까지 따라가 노트북은 물론, 회사 소유도 아닌 개인 핸드폰까지 요구하는 등 업무 범위를 넘어선 감사를 진행했다"며 "'협조하지 않으면 경찰서에 가야 한다'는 매우 심각한 수준의 협박을 하는 등 감사 권한을 남용해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비상식적 행위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구성원은 이른 오전부터 스케줄이 있다는 사실을 알렸으나 강압적인 감사행위를 해 업무를 방해했다는 입장이다. 법률대리인은 "하이브 감사팀은 어도어와 스타일디렉팅 팀장 간의 계약 관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서 '배임 횡령 정황이 명확해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등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하이브 측이 '배임 횡령 정황'이라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 어도어 측은 "업계의 통상적 관례이며 지난 2월 하이브 측에 이미 공유된 내용이라 해당 직원에 대한 불미스런 감사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밤 10시가 넘은 심야에 여성 구성원의 집까지 따라가 노트북 이용동의에 대한 서명을 강요하는 등 정상적인 회사에서 할 수 없는 상식 밖의 행위를 자행했다. 절차와 내용에 있어서 문제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배임 횡령 정황이 명확하다' 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하이브 경영진이 업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이번 감사의 방식 또한 업무방해, 강요, 사생활 침해 등에 해당하는 불법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어도어 측은 "어떻게든 어도어와 민희진 대표를 흠잡을 만한 문제를 만들고 싶어하는 하이브의 의도가 보여진다"며 "하이브는 4월 22일 감사와 동시에 그 내용을 언론에 공표한 이후, 다양한 형태로 언론을 활용한 흑색선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강압 감사도 이와 같은 언론플레이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투명하게 해당 사실을 먼저 알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도어 측은 감사 과정에서 이뤄진 개인정보 이용동의를 철회하는 것은 물론, 업무방해와 강요 혐의로 하이브 측을 고소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합법적인 감사 절차를 불법이라 주장하는 것은 문제"라며 해당 내용이 담긴 입장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한편 이날 민 대표와 어도어 이사진은 서울 시내 모처에서 이사회를 열고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결의했다. 임시주주총회의 안건은 하이브가 요청한 내용으로 의결됐다.

어도어의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는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민 대표 해임을 상정할 예정이었다. 이에 민 대표 측은 지난달 30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신청 심문기일에서 이날까지 이사회를 열고 임시주총 소집 여부를 결정한 뒤 이달 말까지 임시주총을 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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