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금리 인하…'인터넷은행' 주담대도 연 4% 넘었다

美금리 인하 시점까지 지연
은행채 금리 年 3.9% 돌파
케뱅 주담대 평균 4% 넘고
농협銀, 하루 만에 0.15%P↑
한경DB
지난 3월 일부 인터넷전문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연 4%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연 3%대로 낮게 주담대 금리를 책정해온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평균금리가 연 4%대로 다시 올라선 것은 작년 11월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시중은행도 지난 2~3월부터 주담대 금리를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다.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억제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국내외 채권 금리가 오른 결과로 풀이된다.

인뱅·시중은행 모두 금리 올려

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지난 3월 새로 취급한 분할상환 방식 주담대의 평균 금리는 연 4.04%로 전월(연 3.81%) 대비 0.23%포인트 상승했다. 케이뱅크의 주담대 금리가 연 4% 위로 올라선 것은 작년 11월(연 4.34%)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경쟁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지난 3월 주담대 평균금리는 연 3.78%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전달(연 3.75%)보다 오른 것은 마찬가지였다.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도 확연히 오르는 추세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중 지난 3월 주담대 평균금리가 연 3%대에 형성된 곳은 하나은행(연 3.71%)과 농협은행(연 3.89%) 등 두 곳뿐이었다. 나머지 3개 은행은 연 4%대였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5대 은행 중 4개 은행의 주담대 평균금리가 연 3%대였는데, 3월 들어 기조가 바뀐 것이다.

주담대 금리 상승 움직임은 최근에 더 가속화되고 있다. 농협은행은 금리가 5년마다 바뀌는 고정금리형(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지난달 30일 연 3.43~5.63%에서 이달 2일 연 3.58~5.78%로 1영업일 만에 0.15%포인트 인상했다. 농협은행은 또 금리가 5년간 유지된 이후 6개월 마다 바뀌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지난달 1일까지만 해도 연 3.06~4.96%로 책정했는데, 이달 2일엔 연 3.76~5.66%로 한달 새 0.7%포인트나 올렸다.

지난 3월 주담대 평균금리가 연 3.71%로 5대 은행 중 가장 낮았던 하나은행도 최근엔 금리를 올리고 있다. 하나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1일 연 3.368~3.768%에서 이달 3일 연 3.598~3.998%로 0.23%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 억제 위해 금리 인상"

이처럼 은행들의 주담대 금리가 최근 오르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꼽힌다. 작년 말과 올 초엔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과 새로 도입된 비대면 갈아타기 서비스로 인해 은행들이 금리를 낮췄지만, 2~3월 들어선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억누르기 위해 금리를 올린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1월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에 올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2% 내로 관리하겠다고 보고했는데, 1월 신생아 특례대출 출시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 속도 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가계대출을 수요를 억누르기 위해선 금리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 올 상반기에서 하반기 이후로 미뤄진 탓에 국내 채권 금리까지 최근 오른 점도 국내 주담대 금리가 상승한 원인으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책정하는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평균금리는 지난 4월 1일 연 3.737%에서 5월 2일 연 3.912%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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