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채권단 85% 찬성 가결

내달부터 본격 구조조정 착수

캠코 PF펀드 성수동 사업장 인수
2027년까지 채권액 70% 상환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계획이 30일 채권단 85% 이상의 동의로 가결됐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펀드는 태영건설의 서울 성수동 사업장을 인수하기로 했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까지 전체 채권금융사를 대상으로 기업구조개선계획 찬반 의견서를 받은 결과 오후 6시 기준 동의율 85%를 달성해 결의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채권단과 태영건설은 한 달 뒤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워크아웃 계획을 기반으로 본격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계획에 따라 태영건설은 대주주 무상감자(100 대 1)와 5500억원 규모 출자전환으로 자본잠식을 해소한다. 채권단에는 2027년까지 채권액의 70% 이상을 상환할 예정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캠코 PF 펀드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은 성수동 오피스 사업장에 묶인 선순위 브리지론 채권 600억원어치를 인수하기로 했다. 기존 선순위 대주단은 한국투자저축은행 OK저축은행 등 저축은행으로 구성됐다. 후순위로는 태영건설 모기업인 티와이홀딩스의 대여금 350억원이 투입돼 있다. 저축은행 선순위 대주단은 손실 없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캠코 펀드가 투입된 것은 지난해 신한자산운용의 삼부빌딩 매입 이후 두 번째다. 캠코 펀드 운용사 다섯 곳 중 하나인 이지스자산운용은 캠코 펀드 200억원에 외부 자금 400억원을 더해 인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곳은 태영건설이 시공을 맡기로 한 오피스 현장이다. 지하 6층~지상 10층 규모로 연면적 2만1420㎡의 업무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홍콩계 시행사 스타프라퍼티코리아가 사업을 추진하다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본PF 전환 난항,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으로 중단된 상태다.스타프라퍼티(51%) 외에 태영건설(35%)도 시행 프로젝트금융회사(PFV)에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이 정상 수행되면 태영건설 정상화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 선순위 지위를 갖는 본PF 자금을 모집할 예정이다. PF는 땅만 사놓은 브리지론과 인허가를 받아 건물을 올리는 본PF로 구분된다. 통상 본PF 자금을 조달하면 기존 브리지론 채권자는 자금을 회수하지만 이지스운용은 자사의 채권을 중순위로 남겨놓고 자금 회수를 미룰 방침이다. 중순위가 뒷단을 받쳐주면 본PF 자금을 조달하기 수월하다는 이유에서다.

류병화/강현우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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