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면허 가져가세요"…성모병원 인턴 '공개 사직' 선언

서울성모병원 합격에도 사직 의사 밝혀
"의사에 대한 시각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
"기득권 집단의 욕심으로 치부하지 말라"
사직 의사를 밝히고 의사 면허증을 공개한 대전성모병원 인턴 홍재우 씨. /사진=유튜브 채널 '공공튜브_메디톡' 캡처
대전성모병원의 한 인턴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공개 사직 의사를 밝혔다.

중앙대 의대 15학번 졸업 후 대전성모병원 인턴으로 근무 중인 홍재우 씨는 13일 유튜브 채널 '공공튜브_메디톡'에 '결의'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14일 오전 11시 기준 13시간 전 올라온 이 영상은 조회수 약 5만회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영상에서 홍씨는 "개인적인 사유로 사직하고 쉬기로 했다"며 "의사에 대한 시각이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한 현 상황에서 더 이상 의업을 이어가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그런 생각에 잠시 내려놓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의업을 하는 사람임과 동시에 환자의 보호자이기도 하다"며 "그런데도 이 일을 내려놓을 수 없는 이유를 기득권 집단의 욕심과 밥그릇 지키기로만 치부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특히 홍씨는 "혹시 이 영상을 보고 내가 집단행동을 선동한다고 생각하면 면허를 가져가도 좋다"면서 자신의 의사 면허증에 적힌 의사 면허 번호를 공개하기도 했다. 홍씨는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에 합격한 상태에서 사직 의사를 밝혔다고도 했다. 그는 "타교 출신임에도 믿고 뽑아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님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앞으로 무엇을 할지는 천천히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업무 개시 명령, 면허 취소를 언급하며 젊은 세대를 위협하는 정부를 어떻게 신뢰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지금이라도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와 2000명 의대 증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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