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싫다는 野, 왜 검사 사칭한 분 모시나"

연일 이재명 때리는 한동훈

韓 "비대위원은 非정치인으로
나이에 연연하지 않을 것"

이재명 "국정 운영은 여당 일
정권 견제와 감시는 야당의 몫"
이르면 오늘 두 수장 만날 듯
< 국회 첫 출근하는 韓 비대위원장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맞붙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의 과거 ‘검사사칭’ 혐의를 꼬집었고, 이 대표는 ‘여당의 실질적 대표로서 국정운영에 책임을 다하라’며 에둘러 한 위원장을 비판했다. 두 사람은 이르면 28일 만날 전망이다.

설전 주고 받은 한동훈·이재명

한 위원장은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간 나는 일방적으로 민주당의 질문을 받아왔는데, 오늘은 질문을 하겠다”며 “검사를 그렇게 싫어하면서 왜 검사도 아니고 검사 사칭한 분을 절대 존엄으로 모시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 사건’ 조사와 관련해 검사 사칭 혐의로 15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이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검찰 조직 전반에 대한 야권의 비판에 한 위원장은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민의 자산이고, 국민의 도구인 검찰을 악마화하는 것은 국민에게 피해가 가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같은 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자신과 운동권에 대한 한 위원장의 비판을 되받았다. 그는 “여당이 야당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아니다”며 “국민은 정쟁에만 몰두해온 여당에 국정 운영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권을 견제하는 것은, 감시하는 것은 야당 몫”이라며 “여당이 집권당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고 했다.

두 사람은 ‘김건희 특검법’을 놓고도 충돌했다. 한 위원장은 “총선용 악법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총선 시기인) 4월 8, 9, 10일에도 계속 (특검 상황을) 생중계한다는 것 아닌가”라며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고, 국민 선택권 침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 대표는 “정부와 대통령실, 여당이 혼연일체가 돼 대통령 부부 심기 보전에 앞장선 모습, 보기 씁쓸하다”며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는 말은 여당이 하던 말”이라고 했다.

여야 수장 회동 28일 이뤄지나

한 위원장과 이 대표의 회동은 이르면 28일 이뤄질 전망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27일 기자들에게 “내일 (두 사람이 만나는 것으로)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도 이 대표 예방 계획을 묻는 말에 “국회의장을 포함해 제가 예방해야 할 분이 많이 계신다”며 “관례에 따라 그분들의 일정에 맞춰서 가서 인사드리려 한다”고 답했다.한편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 인선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서 돈을 벌고, 가족을 보호하고, 동료 시민에 대한 선의를 가진 분을 상징하는 분들을 (비대위원으로) 모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주에 비대위가 출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원 구성에 대해선 “당연히 비(非)정치인 위주다. 정치인 위주로 할 거라면 내가 이 자리에 나와 있는 게 이상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이창호 (바둑) 사범은 10대에 세계를 제패했고, 조지 포먼은 내 나이 때 헤비급 챔피언을 했고, 히치콕 감독은 60세 때 (영화) ‘싸이코’를 만들었다”며 일각의 예상처럼 비대위원 나이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경목/전범진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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