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출산율이 걱정" 이탈리아 투자에 난색

"석유·가스 악마화해선 안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탈리아에 투자하기 어려운 이유로 낮은 출산율을 꼽았다.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집권 여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주최한 연례 정치행사 아트레유에 참석한 머스크는 ‘이탈리아에 투자할 의향이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탈리아는 투자하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저출산 상황이 너무 걱정”이라고 답했다. 이탈리아의 합계출산율은 2020년 1.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 다음으로 낮다. 지난해까지 이탈리아 신생아는 14년 연속 감소해 1861년 통일 국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머스크는 “노동인구가 감소하면 누가 이탈리아에서 일할 수 있겠느냐”며 “이탈리아 정부는 사람들이 더 많은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이민자 유입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핵전쟁, 인공지능(AI)과 함께 인류를 위협할 요인으로 저출산을 꼽기도 했다. 머스크는 전기차 제조업체 CEO로서는 이례적으로 화석연료를 옹호하고 기후 변화로 인한 위기가 과대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는 과장됐다”며 “중기적으로 석유와 가스를 악마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산업계가 화석연료를 태워 방출하는 수십억t의 탄소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인엽/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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