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AI 칩으로 엔비디아에 도전장…델·MS 등과 연합전선

생성 AI 칩 '가우디 3' 공개
노트북·PC용 CPU 신제품 내놔
인간 뇌처럼 작동하는 NPU 탑재
14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42번가 브로드웨이 한가운데 있는 나스닥 건물 10층은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환호와 박수 소리가 들렸다. 이곳에선 인텔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용 칩인 ‘가우디 3’를 포함한 새로운 AI 반도체 출시 행사가 열렸다.

행사장 앞에 놓인 화면을 통해 라이브로 환영 인사를 전하던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카메라와 함께 기자간담회장으로 들어왔다. 옆에 서 있던 인텔의 반도체 사업 관계자는 “회사에 입사한 뒤로 최근 10년간 이렇게 큰 반도체 출시 행사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테크 업계와 자본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AI 흐름에 올라타기 위한 인텔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겔싱어 CEO가 이날 대중에 선보인 가우디 3는 차세대 제품으로 2024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딥러닝과 대규모 생성형 AI 모델을 지원한다. 엔비디아 및 AMD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겔싱어 CEO는 이 자리에서 노트북과 PC를 위해 설계한 ‘코어 울트라 칩’과 새로운 5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인 ‘제온 프로세서’도 내놨다. 특히 코어 울트라 칩에는 AI 프로그램을 더 빠르게 실행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NPU(neural processing unit)를 탑재했다. 신경망처리장치로 해석할 수 있는 NPU는 셀 수 없이 많은 신경세포와 시냅스로 연결돼 신호를 주고받으며 동시에 작업을 진행하는 인간의 뇌 신경세포와 유사한 작업을 한다.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할 수 있는 AI 등이 접목돼 일명 AI 칩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코어 울트라 칩은 인텔의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제작돼 이전 세대 칩보다 전력 효율이 높다. 또 그래픽 성능이 향상돼 어도비 프리미어와 같은 프로그램을 40% 이상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제온 프로세서는 클라우드 기업과 같은 대규모 조직에 필요한 서버를 운영하는 데 쓰인다. 생성형 AI를 훈련할 때 종종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구동된다.

이날 행사에서 겔싱어 CEO는 새로운 반도체 제품들이 델테크놀로지스, 마이크로소프트, 레노버 등 글로벌 테크기업의 제품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각 기업의 CEO들이 인텔의 AI 반도체 출시를 축하하는 영상을 상영하며 ‘인텔 연합군’의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겔싱어 CEO는 “2023년에는 생성 AI가 주목받았지만 2024년에는 AI 기술을 적용한 PC가 주목받을 것”이라며 “차세대 플랫폼 경험을 주도하는 것이 바로 AI PC”라고 강조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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