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고체 연료 우주발사체로 소형위성 쏘아올렸다

제주 해상서 3차 시험발사 성공
한화시스템이 만든 위성 탑재
정찰위성과 연동 '北 밀착 감시'
우리 군이 4일 제주도 서귀포시 예래동 앞바다에서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를 활용해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소형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을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연합뉴스
우리 군이 4일 민간 위성을 탑재한 ‘한국형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3차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국방부는 고체추진 우주발사체를 활용해 소형 위성 수십 기를 발사해 북한 전역을 감시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국방부 및 한화시스템 등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고체추진 우주발사체가 오후 2시께 제주 남쪽 4㎞ 부근 해상에 설치된 바지선에서 발사돼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이후 위성은 오후 3시45분께 지상관제센터로 첫 위성 신호를 송출했다.모형(더미) 위성을 실은 1·2차 발사와 달리 이번 발사에는 한화시스템에서 개발한 실제 지구관측용 소형 인공위성이 탑재됐다. 국방부는 “최초로 실사용 위성을 탑재해 우주 궤도에 투입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고체추진 발사체 개발의 핵심기술 대부분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공으로 군은 고체추진 발사체 기술력 확보와 함께 독자 대북 감시 정찰 능력 기반도 구축했다고 보고 있다. 고체추진 발사체는 저장과 보관이 쉬워 원하는 시기에 신속하게 발사가 가능하다. 연료 효율이 높지만 발사 준비까지 수십 일이 소요되는 액체추진 발사체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평가다. 군 관계자는 “긴급 상황에 대해 관측·정찰 목적의 소형 위성을 발사할 필요가 있을 땐 고체추진 발사체가 적합하다”고 전했다.

고체추진 발사체는 액체추진보다 비용이 저렴해 소형 위성을 대량으로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군은 2025년까지 액체추진 발사체를 통해 다섯 기의 정찰위성을 배치할 예정이지만, 대북 정찰 주기는 약 2시간에 달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저궤도를 도는 소형 위성 수십 기를 고체연료를 활용해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대북 감시 공백을 30분 이내로 줄이기 위해 초소형 위성을 44기 만들어 활용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일각에선 우리 군이 이번 시험 발사 성공으로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주발사체와 ICBM은 기술이 동일해 군사 전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ICBM으로 전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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