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만큼 영국에 의미있는 국가 됐다"

경제·안보 포괄 다우닝가 합의
윤석열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22일 정상회담에서 채택할 ‘다우닝가 합의(DSA)’는 안보와 국방부터 과학기술, 공급망, 에너지 등 경제 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영국에 일본은 가장 중요한 파트너국가 중 하나인데,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국이 일본만큼 영국에 의미 있는 국가가 됐다”고 설명했다.

국방 및 안보 분야에서는 사이버 안보 협력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이 체결된다. 북한에 대한 해양 공동순찰도 추진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피해 벌이는 북한의 각종 밀수 행위를 막겠다는 취지다. 공동순찰에는 다른 국가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방위산업 공동 수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한다. 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런던 동포간담회에서 “양국은 안보 분야 협력 체계를 새롭게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경제 분야에서는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선한다. 기존 협정에 없는 디지털 무역 관련 조항을 추가하고, 원산지 규정을 완화하는 게 목표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브렉시트 이후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는 영국 시장에 우리 기업이 원활하게 진출할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반도체 분야 협력을 위한 MOU도 맺는다. 영국은 세계 1위 반도체 설계기업인 ARM을 보유한 기초과학 강국이다. 윤 대통령과 수낵 총리는 인공지능(AI), 디지털, 원전, 우주과학, 바이오, 양자기술, 해상풍력, 청정에너지 등 미래 산업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한다. 영국 총리실은 “한국 기업들이 영국의 재생에너지와 인프라 프로젝트에 210억파운드(약 33조8000억원) 이상을 신규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FTA 개정 협상을 시작해 양국의 교역 협력 기반을 더 공고하게 다져나가고, 양국의 협력 지평을 첨단 과학기술 분야로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은 혁신과 신기술 활용, 국제 규칙에 기반한 질서 지키기에 초점을 맞춰왔다”며 “영국과 한국은 당연한(natural)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런던=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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