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믿고 버틴다"…노후화에도 '31억' 신고가 쓴 아파트

재건축 소식에 5억 '껑충'…강남권 재건축 후발 단지들 '들썩'

신반포2차, 30억 넘기며 신고가 기록
투자 가능한 재건축 후발 단지 관심 ↑
“재건축 사업 지연 등 리스크 고려해야”
서울 서초구 신반포2차의 모습. 한경DB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완연한 서울 강남권 단지들 사이에서 이제 막 재건축 사업을 본격화하는 노후 단지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향후 투자 수익도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재건축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한 단지들 사이로 매수세가 늘었는데, 이에 따라 가격이 급등한 단지도 나오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는 지난달 전용 93㎡가 31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가가 26억7000만원인데 4억8000만원 이상 오른 셈이다.1978년 준공된 신반포2차는 서초구 내에서도 이제 막 재건축을 시작하는 후발 단지다. 주민들은 2000년대 초부터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지난 3월에서야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되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서초구가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주민공람을 진행 중으로, 공람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재건축 사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단지는 노후화한 탓에 전용 93㎡의 최근 전세 가격은 5억500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현장에선 실거주를 해야 함에도 최근 매수 희망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한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실거주 하기엔 아직 부족한 게 많은 단지”라면서도 “그래도 재건축에 기대를 걸고 참고 살겠다는 사람이 늘면서 최근 거래는 늘고 가격은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정은 인근 재건축 추진 단지도 마찬가지다. 신반포16차의 경우, 지난 2월 15억7000만원에거래됐던 전용 52㎡가 최근 18억원에 거래되며 2억원 이상 가격이 올랐다. 같은 단지 전용 83㎡ 역시 같은 기간 18억8000만원에서 22억7000만원으로 실거래가가 4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한강 변에 위치한 신반포16차는 강남권에서도 알짜 재건축 단지로 통한다. 서울시가 특별건축구역으로 단지를 지정하면서 재건축 추진 6년 만에 사업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그러나 정비업계에선 기존에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강남권 단지들이 갈등을 겪는 등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도 투자 전에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신반포4차 등은 일찌감치 재건축에 나섰지만, 조합원 간 입장이 달라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추진 중인 단지들이 시작부터 조합 갈등과 시공사와의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이 예상보다 크게 늦어지고 있다”며 “투자 전에 재건축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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