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한달치 쏟아낸 野의 '입법 벼락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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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평가 데드라인 앞두고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달 27일 하루 동안 국회에서 206건의 법안이 발의된 것으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의 현역의원 의정활동 평가가 이날로 마무리되면서 민주당 의원들의 법안 발의가 집중된 데 따른 결과다.
9월 의정활동 마지막날 194건 발의
8월 195건과 맞먹어
"법안 질 떨어지고 총선 겨냥 선심성 남발"
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민주당 의원들은 194건의 법 개정안을 쏟아냈다. 같은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의한 12건 대비 16배가량 많다. 이날 하루에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직전 회기인 8월 임시국회 한 달 동안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전체 법안 195건과 맞먹는다.
이는 민주당이 지난달 20일 소속 의원들에게 공지한 ‘제21대 국회의원 평가 분야 및 방법’에서 의정활동 평가 기간을 2020년 6월부터 올해 9월까지로 설정한 데 따른 결과다. 1000점 만점인 현역 의원 평가는 내년 총선 공천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로 사용된다. 의정활동은 380점으로 배점이 가장 높으며 입법 수행 실적도 포함된다. 10월 이후로 발의된 법안은 의원 평가 실적에 잡히지 않는 만큼 9월 마지막 근무일인 27일에 민주당 의원들의 발의가 집중된 것이다.
평소 법안 입법 활동이 활발하지 않던 의원들이 ‘벼락치기’ 하듯 여러 건의 법안을 쏟아내는 사례가 잇달았다. 21대 국회에서 82건의 법안을 대표발의한 안호영 의원은 27일 12건의 법안을 내놨다. 51건의 법안을 내놨던 이소영 의원은 26일과 27일 이틀간 15건을 대표발의했다. 중진의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우원식 의원은 27일 9건의 법안을 올렸다. 21대 들어 대표발의한 70건 중 13%에 이르는 수치다. 3선인 진선미 의원도 법안 5건을 27일 냈다.시간에 쫓겨 여러 법안을 쏟아내다 보니 법안의 질은 떨어졌다. 안호영 의원이 발의한 12건의 법 개정안 중 9건은 농업 산업의 육성과 관련해 ‘농업 단체의 의견을 듣도록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총선을 겨냥한 입법인 만큼 선심성 내용도 많았다. 이소영 의원은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모든 국민에게 연 100회분에 해당하는 대중교통 지원금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허종식 의원은 지역구 현안인 지상철 지하화와 관련해 관련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도록 하는 특별법을 발의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21대 국회 활동과 관련한 선출직 평가 결과를 12월에는 공천관리위원회로 넘겨야 하다 보니 부득이하게 의정 활동을 9월까지만 집계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경목/원종환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