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은 팔고 개인은 산다"…한 달 만에 17% 오른 '국민주'

증권가, 최근 인터넷 업종 주도주 합류
"실적 개선 및 AI 기대감 긍정적…네이버 매수 추천"
네이버 본사./사진=허문찬 기자
상반기 2차전지, 반도체 그늘에서 소외됐던 네이버의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 일부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각해 주가 하락 우려를 키우고 있으나 증권가에서는 적극 매수를 권하고 있다. 올 4분기까지 실적 개선과 인공지능(AI) 사업 관련 핵심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어 성장주 구원투수로서 역할 확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네이버는 22만1000원로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네이버 주가는 23.12% 상승했다. 이같은 주가 상승은 개인과 기관이 견인했다. 올 초부터 지난주까지 개인과 기관은 네이버 주식을 각각 607억원, 407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504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최근 인터넷 업종이 주도주에 합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 주가는 지난달 초 대비 17.27% 올랐다. 네이버의 하반기 전망이 긍정적인 게 배경이다. 2분기 호실적이 소프트웨어 업종 반등의 신호탄이었다면 이후 예정된 AI 이벤트는 인터넷 업종 상승의 추세 강화 요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네이버가 지난 2월 '네이버 데뷰 컨퍼런스 2023'에서 하이퍼클로바X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사진=한경DB
네이버는 오는 24일 차세대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면서 AI 스토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가능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도 8월 공개될 예정이다. 9월에는 검색에 특화된 생성 AI 서비스 '큐'를 PC 베타 버전으로 선보이고 통합 검색 내에는 11월부터 부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AI뿐만 아니라 네이버 앱·쇼핑 개편을 통한 안정적인 트래픽·실적 성장 기조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로 갈수록 커머스의 AI 기반 솔루션 추가적 도입을 통한 구매 전환율 상승, 도착보장 서비스 수수료 부과 등 수익성 확대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네이버 목표주가를 줄줄이 올려잡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28만원에서 31만원으로 높였다. 이밖에 △DB금융투자(27만6000원→29만3000원) △미래에셋증권(28만원→29만원) △신한투자증권(20만원→22만원)등도 상향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4일 공개할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는 AI 시장에서의 네이버 경쟁력 뿐만 아니라 커머스, 콘텐츠, 광고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네이버가 지난 20여년간 서비스한 포털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검색, 광고, 커머스, 결제, 콘텐츠, 로컬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에 AI가 적절히 조화가 된다면 매출 및 영업이익 상승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대감과는 반대로 주가가 오르자 네이버 임원들이 과거 받았던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식을 팔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간신히 반등하는 주가에 찬물을 끼얹다고 봐서다. 통상 임원 등 경영진의 자사주 매각은 주가가 고점에 다다랐다는 신호로 읽혀 주가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 기술 리더 중 한 명인 서승원 책임리더는 지난달 31일 보유 주식 416주 전량을 20만9500원에 매도해 약 8715만원을 챙겼다. 또 다른 기술 리더인 강유훈 책임리더는 지난 5월 12일 주당 13만1000원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500주를 확보한 후 같은 달 17일 500주를 21만3000원에 팔았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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