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포스코…개미 vs 공매도세력 '2차 대전'

외국계 헤지펀드 등 공매도 타깃 변경

에코프로서 손실 나자
포스코홀딩스 정조준
공매도 잔액 9873억 1위

개인, 포스코에 꽂혀
7월 이후 5.1조 순매수

모건스탠리 "주가 과도"
개미들은 전의 불태워
사진=연합뉴스
증시의 공매도 타깃이 에코프로그룹주에서 포스코그룹주로 이동하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주의 상승세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포스코홀딩스의 주가가 단기 급등하자 헤지펀드들이 목표를 변경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7월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포스코홀딩스를 5조원어치 사들인 가운데 개인과 헤지펀드 간 전운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에코프로 쇼트커버링 나선 헤지펀드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공매도 잔액은 9873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1위였다. 자회사 포스코퓨처엠(7014억원)은 2위였다. 포스코홀딩스의 공매도 잔액은 7월 10일 1703억원에 불과했는데 한 달 새 5.5배 급증했다.같은 기간 에코프로는 1조3753억원에서 8447억원으로, 에코프로비엠은 1조3251억원에서 7189억원으로 잔액이 급감했다. 공매도 타깃이 에코프로그룹주에서 포스코그룹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계 헤지펀드 등 공매도 세력은 올 들어 에코프로그룹주에서 큰 손실을 봤다. 연초 10만3000원에서 출발한 에코프로는 지난 4월 초 50만원대로 단기 급등했고, 주가가 과열됐다고 판단한 헤지펀드들은 공매도에 집중했다. 하지만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에코프로 주가는 100만원을 훌쩍 뛰어넘어 지난 3일엔 120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판 후,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서 되갚는 투자기법으로 주가가 오르면 그만큼 손해를 본다. 증권가는 최근 많은 헤지펀드가 공매도한 주식을 되사들이는 쇼트커버링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7월 이후 에코프로비엠을 1조719억원, 에코프로를 9931억원어치 순매수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쇼트커버링 물량으로 추정된다.

개인, 포스코홀딩스 5조원 ‘올인’

에코프로에서 당한 헤지펀드들은 포스코그룹주로 눈을 돌렸다. 포스코홀딩스는 7월 이후 주가가 48.7% 급등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이 5조111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2위인 LG화학(6583억원)의 순매수 규모를 고려하면 포스코홀딩스에 사실상 ‘올인’했다는 평가다.

시장에선 포스코홀딩스를 놓고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1일 포스코홀딩스 투자의견을 ‘동일 비중’에서 ‘비중 축소’로 한 단계 낮췄다. 목표주가는 44만원으로 11일 종가(57만7000원)보다 26% 낮은 수준이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과도한 낙관론이 펀더멘털(기초 체력)을 앞섰다고 생각한다”며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15일 안에 하락할 확률이 80%에 달한다”고 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온라인 종목토론방 등에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주에 이어 공매도 세력과 2차 전쟁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는 “에코프로그룹주와 달리 포스코홀딩스는 개인뿐 아니라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 주식”이라며 “포스코홀딩스에선 에코프로처럼 비이성적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헤지펀드들이 공매도 비중을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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