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엔솔, 美 배터리 합작공장 확정…5조7000억 투자

美 조지아주 서배너에 30GWh 규모로 설립
고성능 전기차 30만대…2025년말 가동 목표
"글로벌 전기차 대전 승기 발판 마련"

현대차그룹 1조4300억원
LG엔솔 1조4656억원 출자

현대차그룹, 미 조지아 전기차 전용 공장 조감도.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약 5조7000억원을 투자해 미국에 연 3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는 방안을 확정했다. 연간 고성능 전기차 약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르면 2025년 말 생산을 시작한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위한 배터리셀 합작법인 설립을 의결했다. 합작공장은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는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브라이언 카운티에 들어선다.

투자액은 오는 2028년까지 6년간 5조7000억원(43억달러) 규모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전체 투자액의 절반을 50%씩 부담하고 나머지 절반은 합작법인이 차입해 조달한다. 현지 합작법인은 연내 설립 예정이다.

양 사는 이날 출자를 위한 의결도 마쳤다. 현대차그룹은 1조4300억원, LG에너지솔루션은 1조4656억원을 각각 북미지역 법인인 HMG글로벌과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에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현대차그룹에선 현대차가 7080억원, 기아가 4362억원, 현대모비스가 2861억원을 출자한다.

생산 규모는 30GWh다. 생산된 배터리셀은 현대모비스가 배터리팩으로 제작해 조지아 전기차 전용 공장은 물론 기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 현대차그룹의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전량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배터리 업체와 손잡고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우는 것은 SK온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연산 35GWh 규모로 짓기로 한 SK온과의 합작공장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들어선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2026년 50만 대 이상, 2030년 100만 대 이상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목표에 따라 현지 배터리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도 대응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동맹'은 이번이 두 번째다. 두 회사는 2021년부터 약 11억 달러를 투자해 인도네시아 카라왕 산업단지에 연산 10GWh 규모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날 계약 체결식에서 "글로벌 배터리 선두기업이자 핵심 파트너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공장 설립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대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강자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산업의 선두주자 LG에너지솔루션이 손을 잡고 북미 전기차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차별화된 글로벌 생산역량, 독보적 제품경쟁력을 더욱 강화하여 세계 최고의 고객가치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