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급매 사라지고 호가 5억 이상 껑충"…마포·용산도 상승

서울 아파트 1년 만에 반등

서초·송파 뚜렷한 회복세
강동·동작 등 하락세 멈춰
올초 정부의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에 힘입어 서울 아파트값이 1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번주 매매가가 한 주 전보다 0.02% 오른 마포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전경. /김범준 기자
“강남권은 급매가 모두 소진됐고, 호가(전용면적 84㎡ 기준)가 단번에 5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매수세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노원구 등 급매가 남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죠.”(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출발한 집값 상승세가 동작구 용산구 마포구 등으로 확산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1년 만에 반등했다. 올 들어 규제 완화와 금융 지원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바닥을 다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인천 경기 등 수도권으로 상승세가 번질지 관심을 끈다.

◆마포·용산·중구 등 상승세 동참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마포구 아파트값은 전주 -0.05%에서 이번주 0.02%로 상승 전환했다. 작년 1월 첫째주 이후 약 1년4개월간 이어지던 집값 하락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1월 15억5000만원에서 이달 16억5000만원으로 넉 달 새 1억원 뛰었다. 아현동 A공인 관계자는 “최근 전용 84㎡가 16억8000만원에 팔렸는데, 아직 신고되지 않은 상태”라며 “서울 외곽과 경기 거주자 중심으로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용산구는 0.04% 오르며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중구는 -0.01%에서 0.03%로 상승 전환했다. 신당동 약수하이츠 전용 57㎡는 지난달 8억4000만원에 거래돼 한 달 새 5000만원 뛰었다. 동작구(0.05%)는 3주 연속 올랐다. 성수동이 있는 성동구와 목동 재건축 단지가 속한 양천구는 보합 전환했다. 4주 연속 집값이 오르던 노원구는 보합세를 보이며 숨 고르기를 했다.강남권도 회복세가 뚜렷하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는 이달 35억7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한 달 전 거래가(31억원)보다 4억7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반포자이 전용 84㎡도 이달 32억5000만원에 손바뀜해 직전 거래가(29억2000만원)를 크게 웃돌았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올초 18억~19억원대 급매가 속출했지만, 최근 22억원대에 안착했다. 반포동 B공인 관계자는 “급매가 나오면 연락을 달라는 요청이 많지만, 그 가격대 매물은 사라진 지 오래”라고 말했다.

◆규제 완화 효과에 금리까지 안정

서울발 상승세가 수도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천은 지난주(0.03%) 1년4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데 이어 이번주에도 0.02% 올랐다. 경기는 0.06% 내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개발 호재가 있는 남부권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용인 처인구는 0.32% 올랐다. 인근 화성(0.15%) 오산(0.09%) 등도 상승했다.

정부가 올초 전방위적으로 규제를 완화한 ‘1·3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서 거래 증가 등 가격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해 금리 불확실성이 감소하자 매수세가 더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올해 서울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데다 압구정 신속통합기획 추진 등 강남 재건축 호재가 자극제가 됐다”며 “상승 흐름이 시차를 두고 인근 지역으로 번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제경 소장은 “강남 이후 마용성 등이 차례로 ‘키 맞추기’에 들어가고, 지방도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매매 시장이 연착륙하기 위해 추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거래가 자유롭게 이뤄져야 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며 “그동안 억눌린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주택자 취득세 부담 등이 완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혁/심은지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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