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사 스톱…8000가구 입주 앞둔 개포동 '비상'

교육청 "관급 레미콘 차질"

개원2초교 공정률 3% 불과
준공일 5개월 미뤄 내년 8월로

내년 1월 입주 주공1 등 날벼락
"멀리 떨어진 학교로 가야할 판"
내년 1월 입주를 앞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현장이 초등학교 준공 지연으로 비상이 걸렸다. 내년 초 개교가 예정됐던 단지 내 초등학교가 레미콘 수급 불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개교 시점을 맞출 수 없다”고 판단한 교육 당국은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입주를 앞둔 주민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개포동에 조성 중인 ‘개원2초등학교’는 내년 3월로 예정한 준공 예정일을 5개월 미뤘다. 내년 1월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와 달리 초등학교 공사는 아직 공정률이 3% 수준으로 낮아서다. 이에 따라 내년 1학기 입주민 자녀의 정상 입학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교육청은 학교 공사 차질의 원인으로 인허가 일정 지연과 레미콘 수급 문제를 꼽았다. 전국적으로 관급 공사에 쓰이는 레미콘 수급이 어려운 데다 올여름 장마철이 시작되면 공사가 파행을 겪을 수 있어서다. 실제로 학교 시공을 맡은 건설사는 일찌감치 레미콘 수급 지연 등을 이유로 공기 연장을 요청했다. 게다가 공공기관 적정 공사 기간 산정이 의무화하면서 애초 16개월로 계산했던 공사 기간은 22개월로 늘어나게 됐다. 관계자는 “관급 레미콘 수급이 어렵다 보니 민간에서 레미콘을 수급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설명했다.

학교는 공사가 진행 중인 개포주공1단지(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조감도) 내에 조성될 예정이다. 전체 가구 수가 6702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다. 함께 초등학교를 이용할 개포 래미안블레스티지(1957가구) 등을 합하면 8000가구 이상이 개교 지연으로 피해를 보는 셈이다. 한 입주 예정자는 “대단지여서 당연히 학교가 단지 안에 마련될 줄 알았다”며 “당장 멀리 떨어진 학교로 임시 등교를 해야 하는 날벼락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당국은 주변 학교에 학생을 임시 배치한 뒤 준공에 맞춰 이동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레미콘 수급이 비교적 원활한 민간 건설 현장과 달리 공공 건설 현장은 관급 자재로만 레미콘을 공급받아야 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공공사는 조달청을 통해 사전 물량 배분을 받아 레미콘을 공급받는다. 지역 레미콘 조합이 민간 건설 현장에 선배분해서 공공현장에는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실정이다.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뿐만 아니라 지자체까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에 공사용 자재 직접 구매 제도에 예외를 적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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