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보증금 사고 벌써 1조 넘어

HUG, 4월까지 1조830억원
수도권이 88%…역전세 여파
올 들어 임차인(세입자)이 임대인(집주인)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전세 사기와 역전세 여파로 보증사고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전체 보증사고 대부분은 수도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전세보증사고 금액은 2857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수는 총 1273건으로, 건당 2억2400만원가량의 보증금을 임차인이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발생한 보증사고 금액은 1조830억원으로, 작년 한 해 사고액(1조1726억원)에 근접했다. 전세 보증사고는 세입자가 전세 계약 해지나 종료 후 1개월 안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다. 또 계약 기간에 경·공매가 이뤄졌는데, 배당 후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도 포함된다. 전세 확정일자가 근저당권 설정일 이후라면 보증금 채권이 경·공매 매수자에게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결국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게 된다.

수도권에서 1120건의 보증사고가 발생해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비수도권은 153건에 불과했다. 서울에선 287건이 발생했고, 그중에선 강서구가 70건으로 가장 많았다. 양천구(25건)와 금천구(22건), 구로구(20건) 등 저층 노후 빌라가 집중된 자치구에 보증사고가 많이 발생했다.‘건축왕’ 사건이 터진 인천에서는 총 459건이 발생했다. 전세 보증 사고율은 평균 15.5%로, 전국 평균(6.0%)을 훌쩍 웃돌았다. HUG가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갚아준 전세보증금(대위변제액)은 지난달 227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4개월간 총 8144억원이 투입됐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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