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코난 오브라이언' vs LG의 '고든 램지'…TV 콘텐츠 전쟁

세계 TV 시장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영화, 드라마, 뉴스 등 콘텐츠 확보에 몰두하고 있다. 콘텐츠를 바탕으로 광고·소프트웨어 판매 매출을 늘려 들쭉날쭉한 TV 판매 실적을 보완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 무료 동영상 서비스인 ‘삼성 TV 플러스’는 다음 달부터 미국 방송인 코난 오브라이언의 토크쇼 ‘코난’을 방영한다. 미국에서 ‘토크쇼 황제’로 통하는 코난은 미국 최대 방송 시상식인 에미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다.삼성 TV 플러스는 삼성의 스마트TV 등에 내장된 동영상 서비스로 영화 드라마 예능 뉴스 스포츠 등의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대신 일정 시간 광고를 시청해야 한다. 2015년 처음 선보인 이 서비스는 미국, 캐나다,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 24개국에서 1900개 이상의 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LG전자 스마트TV 플랫폼인 ‘웹OS’와 여기에 내장된 무료 동영상 서비스 ‘LG채널’도 새 콘텐츠 확보를 위해 역량을 쏟고 있다. 웹OS의 동영상 서비스인 ‘마스터클래스’는 지난달부터 유명 셰프인 고든 램지의 요리 수업과 세계적인 가수 머라이어 캐리의 노래 수업 동영상을 제공했다. LG채널도 지난달부터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미식축구·농구 동영상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TV 시장 점유율(판매액 기준)은 삼성전자(29.7%)와 LG전자(16.7%)가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세계 시장을 석권했지만, TV 판매로 꾸준한 실적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올들어 경기가 움츠러들면서 TV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번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TV 시장 출하량이 1억9900만 대로 지난해보다 1.4%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상 TV의 교체 주기는 7년에 달하는 것도 매년 안정적 수익을 노리는 삼성전자·LG전자 TV 사업부의 고민거리다.출렁이는 TV 판매 수입을 보완하기 위해 ‘킬러 콘텐츠’를 바탕으로 광고·소프트웨어 판매 실적을 높이려는 심산이다. 무료 영화, 드라마, 뉴스를 보려는 시청자들이 늘어날수록 광고 판매실적도 불어나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이 같은 사업 전략은 결실을 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 TV 플러스의 시청 시간은 30억 시간으로 2021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LG채널 가입자 수는 올해 초 4800만명으로 지난해 동기(2000만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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