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게걸음 車' 일반도로 주행 성공

바퀴 90도 회전 'e-코너 시스템'
평행 주차·제자리 회전 등 선보여
자동차의 제자리 회전, 수평 주행 등을 가능하게 하는 현대모비스의 ‘e-코너 시스템’이 적용된 실증 차량이 일반 도로를 달리는 데 성공(사진)했다. 보통의 자동차 바퀴는 좌우로 30~40도 정도만 움직일 수 있지만, e-코너 모듈이 적용된 차량의 바퀴는 최대 90도까지 제각각 회전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충남 서산의 주행시험장과 인근 일반 도로에서 e-코너 시스템을 적용한 아이오닉 5로 도로 주행 실증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기술로만 여기던 이 기술을 장착한 실증차가 변수가 많은 일반 도로를 주행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e-코너 시스템은 각 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지금은 운전자가 운전대를 돌리면 앞바퀴가 30도 안팎으로 움직이며 차량을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e-코너 시스템은 구동 모터와 전자식 브레이크, 조향 기능 등을 하나의 모듈로 통합해 각 바퀴에 적용했다. 운전자가 바퀴마다 각도를 조절해 최대 90도까지 회전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가 이날 공개한 영상을 보면 차량이 바퀴를 90도로 접은 채 옆으로 움직이는 ‘크랩 주행’과 네 바퀴를 각각 다른 각도로 펼쳐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제로 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비좁은 공간에서 평행주차할 때 복잡한 핸들 조작 없이 차를 수평으로 집어넣을 수 있게 된다. 45도 각도로 비스듬하게 달리는 ‘사선 주행’이나 한 점을 축으로 차량이 회전하는 ‘피봇 턴’도 선보였다. 복잡한 도심에서 민첩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향후 무인 자율주행 및 목적기반차량(PBV)에 적용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4년 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천재승 현대모비스 상무는 “미래차 맞춤형 솔루션을 다각도로 확보해 ‘모빌리티 플랫폼 제공사’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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