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경 식약처장 "청소년 맞춤형 마약 중독 재활 모델 만들겠다"

23일까지 美 기관과 규제 협의하고 뉴욕 마약중독재활센터 방문
대마 합법화 질문에 "입문용 마약…폐해 클 수 있어 아직은 부정적"
미국을 방문한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20일(현지시간) 최근 국내에서도 급증한 마약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로 미국, 일본처럼 마약 중독자의 재활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이날 워싱턴DC의 한 식당에서 개최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과거에는 한국이 '마약 청정국'으로 불릴 정도로 마약이 없어 재활에 신경 쓰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마약 중독이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마약 범죄 재범률이 37%나 될 정도로 중독을 끊기 어려워 재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우리나라는 마약 재활이나 교육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 우리도 청소년 맞춤형 한국형 마약 중독 재활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만 해도 재활센터 50여곳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국에는 서울과 부산에만 한 곳씩 있다며 서울과 부산 중간 지점에 세 번째 재활센터를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 청장이 미국을 방문한 이유 중 하나도 뉴욕에 있는 미국 마약류 중독재활센터(Samaritan Daytop Village)를 방문해 국내에 도입하면 좋을 만한 프로그램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오 처장은 미국에 오는 23일까지 머물며 미국식품의약국(FDA), 규제과학혁신우수센터(CERSI) 등 식품의약 정책 기관과 규제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보스턴에서 미국에 진출한 국내 식품·제약·바이오·의료기기 업계와 간담회를 하고 수출 활성화와 세계 기준에 맞는 규제 시스템 구축, 기술 규제 장벽 해소를 위해 논의한다. 오 처장은 "우리와 미국의 기준이 비슷해지면 우리 기업에서 만든 제품이 미국으로 오기도 쉬워질 수 있어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처럼 대마를 합법화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대마가 더 강한 마약 사용으로 이어지는 "입문용 마약"이 되면서 사회적 폐해가 클 수 있다며 "아직은 부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그는 "대마가 동전의 양면 같은 게 있다"며 대마 성분의 뇌전증 치료제인 에피디올렉스를 처방받은 사람이 여행을 떠날 때 휴대하도록 하는 방안은 전향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행 갈 때 휴대하지 못하게 하면 그 사람은 약을 갖고 갈 수 없어 여행조차 할 수 없으니 그런 것을 풀어주는 것은 합리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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