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을 학교로"…학급 과밀 영종도서 부지 전환 요구 빗발

인천 영종도에 학생 유입이 늘어나자 주민들이 파크골프장 땅을 학교 용지로 전환해 달라고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20일 인천시 중구에 따르면 중구 중산동 영종하늘도시 1878-2번지에는 2016년 2월 문을 연 9홀짜리 파크골프장이 있다. 이곳은 2006년 개발계획 수립 단계에서는 중학교 용지였으나 부동산 경기 불황에 따른 미분양 등으로 영종도 인구가 계획보다 많이 늘어나지 않자 2009년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근린공원으로 용도가 바뀌었고 골프장이 들어섰다.

그러나 지속적인 개발로 영종도 인구가 11만여명으로 늘고 학생 유입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현재 영종하늘도시에는 영종중·중산중·하늘중 등 3개 중학교가 있는데, 과밀이 가장 심한 중산중은 학급당 인원이 31.4명(작년 4월 기준)에 이른다. 이는 교육부가 과밀 기준으로 삼는 학급당 학생 수가 28명을 웃도는 규모다.

여기에 영종하늘도시에는 향후 1만1천여가구가 추가 입주 예정이지만 중학교 신설 계획은 2024년 하늘1중(가칭) 1곳뿐이어서 중학교 과밀화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주민들은 당초 학교 용지였던 파크골프장 땅에 학교를 지을 수 있도록 부지 용도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종도 인터넷 카페에서는 온라인 설문 응답자의 95%(1천244표)가 파크골프장의 학교 용지 변경안에 찬성했다며, 설문 결과를 최근 시교육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시교육청도 주민 요구에 따라 파크골프장 땅을 학교 용지로 전환해달라는 공문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중구청·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지난 10일 보냈다.

시교육청은 공문에서 '현재 개발 중인 (영종하늘도시) 18개 블록과 향후 개발될 24개 블록에 유입될 학생들을 적절하게 배치하려면 학교 신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부지를 학교 용지로 전환하려면 주변 유해환경을 검토하는 교육환경평가를 거쳐 개발사업 시행자인 LH가 인천경제청으로부터 개발계획 변경 인가를 받아야 한다.

파크골프장 부지는 인천시 소유이며, 골프장 운영과 관리는 중구청이 맡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파크골프장 관리 주체와 사업시행기관 등이 서로 다르고 여러 기관이 얽혀 있어 관계기관 협의가 가장 중요하다"며 "공문을 보낸 뒤 각 기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는 학교 용지 전환을 염두에 두고 기존 파크골프장의 대체 부지를 인근 송산공원에 새로 마련하기로 해 이 계획의 추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일부 주민은 지역 주요 공원인 송산공원에 일부 동호회원만 쓰는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고, 굳이 파크골프장을 새로 지을 필요도 없다며 계획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구 관계자는 "기존 9홀짜리를 18홀로 늘려달라는 민원이 많아 송산공원을 대체부지로 결정해 관련 용역을 하고 있다"며 "파크골프장뿐 아니라 농구장과 체력단련시설 등도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모든 주민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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