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치솟는 원·달러 환율…1350원 뚫나

전문가들 "상반기 강달러 이어질 것"
“당분간 달러를 견제할 통화가 없다.”

한동안 안정세를 되찾는 듯했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치솟고 있다. 지난해 10월 1442원을 찍고 내리막을 탔던 환율은 올 2월부터 다시 상승세다. 지난달 27일엔 하루 만에 18원 넘게 급등하며 1323원까지 뚫고 올랐다. 1320원은 당초 원·달러 환율의 ‘1차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가격대지만 단숨에 무너졌다.다시 고개를 든 ‘킹달러’ 뒤에는 미국발(發) 인플레이션이 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달 24일 발표된 미국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6% 오르며 시장 예상치(0.5%)를 웃돌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플레가 다소 꺾이는 듯했지만 올 들어 다시 반등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0.6% 올라 예상치(0.4%)를 웃돌았다.

PCE는 여러 물가지수 중에서도 미국 중앙은행(Fed)이 눈여겨보는 지표다. 그런 와중에 1월 PCE가 시장 눈높이보다 높게 나오자 Fed가 긴축 고삐를 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부각됐다. 당장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Fed가 금리를 5~5.25%로 또 0.5%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아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3개월 만에 105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까지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대외 불확실성에 취약한 원화의 특성이 맞물려 원·달러 환율은 3월께 135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기존에 예상했던 ‘상고하저’ 흐름은 아직 유효하다”면서도 “물가상승률 둔화와 Fed의 금리 인하에 베팅했던 시장의 기대가 달러 가격에 다시 반영되려면 추가적인 상방 리스크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일본은행(BOJ)의 완화 정책 전환 지연, 에너지 관련 유럽중앙은행(ECB)의 불확실성, 미·중 갈등 등을 감안할 때 달러를 견제할 만한 통화는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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