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요구 거절 당했다면 한달 뒤 재신청 해보세요"

신청 건수 갈수록 늘어나는데
금융사 수용률 28%대로 하락
금융당국, 안내 강화 등 추진
직장인 김모씨(45)는 지난달 말 주거래은행의 영업점 창구를 찾아 현재 갖고 있는 신용대출 1억원에 대해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했다. 2020년 처음 대출받을 때만 해도 연 1.6%에 불과했던 대출 금리가 올 들어 연 5.4%까지 세 배 넘게 뛰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승진과 함께 월 급여도 상당폭 오른 만큼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요건도 갖췄다. 그러나 결과는 ‘거절’이었다. 담당 직원은 “은행 정책에 따라 현재로서는 추가로 금리를 낮출 여력이 없다”며 “다만 정책이 그때그때 달라지는 만큼 한 달 정도 뒤에 다시 한번 신청한다면 수용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에 접수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총 119만1000여 건으로 2021년 연간 신청건수(118만3000여 건)를 훌쩍 넘어섰다. 반면 금융회사의 수용률은 28.8%로 2019년(48.6%) 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금융당국 관계자는 “2018년 말 금리인하요구권이 도입된 이후 신청 건수가 크게 늘고 있지만 수용률은 오히려 하락하는 등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고 거절 사유를 보다 구체화하는 등 각종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국 대책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금융회사가 자사 내부 신용등급 또는 개인신용평가회사(CB)의 신용평점이 상승한 차주에 대해 6개월마다 1회 이상 금리인하요구권 사용 안내를 보낼 계획이다. 또 그동안 주로 취업이나 승진 등을 신청 요건으로 제시해왔지만 앞으로는 예·적금 실적, 연체 여부 등 실제 승인에 반영 중인 항목들도 차주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불수용 사유에 대해서도 좀 더 구체적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지금은 △대상상품 아님 △이미 최저금리 적용 △신용도 개선 경미 등으로만 알려주지만 이 중 가장 많은 ‘신용도 개선 경미’가 ‘금융사 내부 신용등급 변동 없음’, ‘금리인하가 가능할 정도로 내부 신용등급이 상승하지 않음’ , ‘최고금리 초과’ 등으로 세분화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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