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연고점 돌파해 1,282.2원 마감…"1,300원 재진입 가능성"

15일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돌파하며 1,280원대 초반에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2.8원 오른 달러당 1,2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날보다 3.6원 높은 1,273.0원에 개장한 뒤 상승세를 보이며 점심시간 무렵 1,280원선을 넘어섰다.

이후 환율은 장중 1,284.8원까지 오르면서 지난 1월 4일 기록한 연고점인 1,280.9원(고가 기준)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23일 장중 고점(1,29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속도가 기대보다 느려졌다는 평가 속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가 커지며 위험 선호 심리가 위축됐다.

간밤 미국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6.4%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12월(6.5%)보다 0.1%포인트(p) 줄어드는 데 그친 수준이고, 전월 대비로는 0.5% 상승해 작년 12월(0.1%)보다 오히려 상승 폭이 커졌다. 다우존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각각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6.2%)보다도 물가 상승세가 가팔랐다.

이에 연준 인사들은 기준금리 수준을 당초 예상치인 5% 초반대보다 더 높이 올릴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4일(현지시간) "노동시장이 강력한 만큼 인플레이션이 기대보다 더 오래 더 높은 수준에 머무를 위험이 분명히 있다"면서 "(현재 예상보다)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위험 회피 심리가 고조되며 원화를 비롯한 위안화와 엔화 등 아시아 통화가 모두 약세를 보였으며, 국내 증시도 낙폭을 키웠다.

외환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 다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작년 연말과 올해 연초에는 미국 연준이 하반기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환율이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는데, 최근 이런 기대가 망가졌다"면서 "연준 통화 정책에 대한 부담 속에 아시아 통화의 약세 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민 연구원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환율 상단을 1,300원까지 열어두고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63.52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962.14원)에서 1.38원 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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