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해제] "벗어도 돼요?"…극장·서점가·박물관 착용 여전(종합)

"아이들 위험 노출될까 걱정"…코로나19 경각심 떨어질까 우려도 나와
"다시 영화관 찾는 계기 되길" vs "당장 큰 변화 없을 것" 기대감 엇갈려
"어? 마스크 벗어도 돼요?"
30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을 찾은 한 시민은 기자가 마스크를 왜 착용하는지 묻자 이날부터 시행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자체를 알지 못했다며 반문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대부분 시설에서 사라졌지만 극장과 서점, 박물관 등 문화시설을 찾는 사람들은 소수를 제외하고 여전히 마스크를 벗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10시반 CGV용산아이파크몰 17관 내부에는 관람객 25명 정도가 앉아있었으나 이중 마스크를 벗은 이는 4명뿐이었다.

마스크를 벗고 있던 유모(30)씨는 "답답해서 벗었다. 음식도 못 먹고 숨쉬기도 불편하다"면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으니 앞으로 영화를 보러 더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관객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진 것을 모르거나 알아도 코로나 감염 등을 우려해 계속 마스크를 쓰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초등학생 자녀 둘과 함께 영화관을 찾은 40대 주부 양모씨는 "마스크를 모두가 벗게 된다면 오히려 극장에 안 올 것 같다"며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많이 떨어질 것 같은데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게 꺼려진다"고 말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둘러싼 영화·공연계 관계자들의 기대감은 엇갈리는 모양새다.

이수정 롯데컬처웍스 커뮤니케이션 과장은 "너무나도 기다려왔던 소식이다.

실내 마스크 해제로 관객이 극장과의 심리적 거리감을 해소하고 다시 영화관을 찾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환영했다.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팀 담당도 "오랜 상영시간 동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고객의 심리적 부담이 해소돼서 한동안 극장을 찾지 않은 관객도 영화를 보러 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시내 한 공연장 관계자는 "마스크 해지가 된다고 해서 곧바로 관객수가 많이 늘 거로 기대하진 않는다.

당장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어 "방역 당국도 함성이나 합창이 있는 장소에서는 마스크 쓰기를 권고하는 등 아직 해석의 여지가 있다 보니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점가를 찾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여전히 대세였다.

월요일 오전이라 비교적 한산했지만,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마스크 해제 이전 상황과 비슷하다"며 "오전 10시 반 무렵까지 마스크를 쓰지 않은 고객들을 보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영풍문고 종로본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영풍문고 종로점 관계자는 "마스크 해제 상황을 아직 잘 모르시는지 오전에 서점을 찾은 분들 가운데 거의 100%가 마스크를 썼다"며 "직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쓴 상태"라고 말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특별전 입장을 위해 바깥에서 대기하던 사람 중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우는 많지 않았다.

아들과 함께 박물관을 찾은 40대 여성은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지만,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찾는 공간인 만큼 당분간은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워했다.

31일부터 마우리치오 카텔란전을 여는 리움미술관은 정부의 실내 마스크 해제 조치에 따라 마스크 없이 관람이 가능하지만, 입구에서 관람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안내에 나설 계획이다.

종교계도 당분간 마스크를 쓴 채로 종교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불교조계종의 경우 아직 별도 지침을 내리지 않았으며 전국 사찰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법회를 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도 별도 지침을 마련하지는 않았지만 신자 대부분은 미사 중 마스크를 착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이날 공연장, 영화관, 실내체육시설 등에서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음을 알리면서 당분간 관람객들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