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매물폭탄' 이긴 LG엔솔, 하락장 속 나홀로 상승

악재가 호재 이겼나…외인 '사자'에 끝내 상승
서울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사진=한경DB
LG에너지솔루션이 우리사주 보호예수 해제일 끝내 상승으로 마감했다. 4조원 규모 물량 폭탄 우려가 있었지만 하락장 속 시가총액 상위단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올랐다.

30일 LG에너지솔루션은 전거래일 대비 4000원(0.79%) 오른 5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차익실현 물량에 장초반 50만원선이 깨지며 49만원까지 밀렸지만 오후 들어 상승세로 전환했다. 연초부터 지속된 랠리 부담에 증시가 하락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단도 일제히 파란불을 켰지만, LG에너지솔루션만은 상승했다. 외국인 중심의 순매수세가 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을 각각 291억원, 159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486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날 풀린 우리사주조합의 보호예수 물량은 약 792만5000주로 전체 유통물량의 23%를 차지한다. 액수로 환산하면 이날 종가(51만원) 기준 4조420억원 규모다.

증권가에선 당초 우리사주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수급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물론 고금리에 대출받아 투자한 직원들의 매도 유인이 컸던 만큼 주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4조원대 대규모 물량도 부담이었다. 하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 등 다가올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3월께 미국 IRA 세부 시행령이 확정된다. 이를 기점으로 IRA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주가가 상승 구간에 진입할 것이란 게 증권가 전망이다. 가이드라인 발표로 그간 세액공제 불확실성에 이연됐던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배터리 업체들 또한 그 혜택을 받을 것으로 봤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고객과 제품 다변화가 지속되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특히 배터리 부족이 심화되며 최근 수주 물량의 목표 수익성이 과거 대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견조한 전기차 수요도 실적을 뒷받침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를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에 특히 호재란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1월 얼티엄셀즈 오하이오주 1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테네시주 2공장을 일부 가동한다. 현재 미시간주에 3공장도 짓고 있다. 생산능력 확충을 위해 4공장 건설도 검토 중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얼티엄셀즈 2공장 본격 가동으로 미국향 매출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