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스키장] ① 겨울 대표 스포츠 불황 그늘…부활 몸부림

스키 인구 감소에 코로나 팬더믹·온난화 영향 리스크 '설상가상'
스키장, 통합시즌권·파격 할인 등 돌파구 모색 안간힘
[※ 편집자 주 = 국내 겨울스포츠를 대표하는 스키 인구가 급감하면서 업계가 고비를 맞았습니다. 최근 3년간 불황으로 스키장 3곳이 문을 닫았고 코로나 팬더믹과 기후변화, 정책·환경적 여건 변화로 운영난은 가중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스키장의 현주소와 대책 등을 두 편으로 나눠 소개합니다.

] '겨울철 대표 스포츠' 명소인 국내 스키장에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한때 겨울시즌 680만명이 넘었던 스키 인구는 최근 140만명 수준까지 떨어져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서 있는 형국이다.

코로나 팬더믹에 예측하기 힘든 기후변화 리스크로 인해 운영을 중단하거나 아예 폐업하는 스키장까지 생겼다. 2009년 전국 17곳에 이르던 스키장은 현재까지 6곳이 폐업 또는 운영을 중단했으며 이중 절반은 최근 3년 내 문을 닫았다.

◇ 벼랑 끝 내몰린 스키장…코로나 팬더믹에 여건 변화 급물살
한국스키장경영협회에 따르면 국내 스키장 이용객 수는 집계가 시작된 1999∼2000시즌 처음으로 300만명을 넘어 꾸준히 증가했다.

2011∼2012시즌 680만명을 돌파, 겨울철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로 성장했다. 국내 스키장은 1975년 평창 용평리조트의 첫 개장 이후 2009년 알펜시아 스키장 등이 잇따라 개장하면서 한때 전국 17곳에서 문을 열고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스키장 이용객이 정점을 찍었던 2011년 이후 조금씩 감소세를 보이더니 2020∼2021시즌에는 140만명으로 곤두박질쳤다.

스키 이용객 수를 파악한 이래 역대 최하로 내려간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코로나19로 2020∼2021시즌 매출은 약 376억원으로, 한때 가장 매출 치솟았던 2012∼2013시즌 1천739억원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2021∼2022시즌 380만명으로 회복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급격한 여건 변화는 해결과제로 남아 있다.

2009년 17곳에 이르던 전국의 스키장은 지난해 운영을 중단한 경기 포천의 스키장 등 모두 6곳에 이른다.
폐업한 스키장 가운데 절반 이상이 최근 3년간 문을 닫아 사태의 심각함을 드러냈다.

스키장 업계는 코로나 팬더믹 충격에 환경적, 정책적 변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겨울철 온난화 등 기후 변화는 스키장 운영을 벼랑 끝으로 밀어낸 주범이다.

겨울철 기온이 점점 올라간 탓에 스키장 영업 일수가 줄어들어 2019∼2020시즌 12∼1월 기온은 평년보다 2.2도 이상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슬로프의 운영이 어렵고, 관리 비용도 급증하자 운영 기간을 단축하는 등 경영난에 직면했다.

설상가상 격으로 토요일 공휴일 지정과 방학 축소 등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는 스키장을 침체의 늪에 빠져들게 했다.

우리 사회를 뒤흔든 대형 사고에 안전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학교 스키캠프가 점점 줄어들고 인터넷 게임 등 겨울철 놀이문화의 다양화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정부가 동계스포츠 인구 3억 명 육성을 목표로 스키장을 늘리는 정책 지원에 반해 국내는 규제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 통합시즌권 등 변화 시도하는 스키장…위기 돌파 안간힘
스키장 업계는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스키를 타지 않더라도 스키장에서 다양한 겨울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거나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선보였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 이후 업체마다 다양한 이벤트로 고객 유치전을 벌였다.

정선 하이원리조트와 평창 용평리조트, 원주 오크밸리, 횡성 웰리힐리파크는 'X4+ 시즌 패스'를 만들어 판매했다.

같은 가격으로 4개 스키장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근 달라진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겨울스포츠 트렌드에 맞추고 스키어에게 더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해 위축한 스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골프장 한번 갈 비용이면 한 시즌 내내 4개 스키장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시즌 패스를 구매하면 13세 이하 자녀 무료입장을 비롯해 객실 등 다양한 부대시설 할인권도 제공했다.

이 같은 혜택에 이번 시즌 패스는 지난해 3곳의 스키장이 함께 운영한 X3 시즌권보다 20% 이상 판매가 이뤄졌다는 게 한 스키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비발디파크 스키장은 추운 날씨에 매표소에서 줄을 서지 않아도 사전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 더 빠르게 무인 키오스크에서 발권이 가능하게 했다.

또 2017년부터 국내 최대 규모의 눈 테마 놀이공원 '스노위랜드'(Snowyland)를 만들었고, 다른 스키장에도 경쟁력으로 도입했다.
아울러 일부 스키장은 스키어들이 원하는 시간대, 필요한 시간만큼 이용할 수 있도록 리프트권 시간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곤지암리조트는 한국 스키장 최초 앱으로 스키장의 '발권, 장비대여, 출입, 리프트' 이용이 가능한 '모바일 퀵 패스'를 선보였다.

이 밖에 일부 스키장은 시즌권 종류에 따라 객실 무료와 장비 대여, 전용 주차 공간제공, 월 이용권(Monthly pass) 시즌 패스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워 본격적인 스키어 유치전을 펼쳤다. 조원득 한국스키장경영협회 사무국장은 "스키장 업계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다"며 "스키장이 스키만 타는 곳에서 벗어나 가족 중심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장으로 바뀌고 있으며 일부는 눈과 놀이공원을 결합한 겨울철 놀이동산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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