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B들, 연초부터 '칼바람'…골드만삭스, 3200명 내보낸다

수익 줄자 허리띠 졸라매기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 연초부터 구조조정 한파가 불어닥쳤다. 고금리, 우크라이나전쟁 등으로 시장 환경이 악화하면서 월가에서 허리띠 졸라매기가 잇따르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골드만삭스가 11일부터 3200명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 전체 직원(4만9100여 명)의 약 7%에 해당하는 인력을 내보내는 것이다. 저성과자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통상적인 구조조정(매년 1~5%)보다 많은 인원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인력 감축이 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앞서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 기간 늘어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관련 인력을 크게 늘렸다. 하지만 고금리로 유동성이 마르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비용 절감에 나서는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주요 은행의 IB 부문 수수료는 770억달러(약 95조원)로 전년 대비 42% 감소했다.

최근 들어 IB사업부는 월가 주요 은행들의 실적을 갉아먹고 있다. 제프리스는 지난해 4분기(9~11월)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2.5% 줄어든 57센트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14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IB부문 매출이 35% 꺾이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CNBC는 월가 관계자를 인용해 “향후 수익이 예상치를 밑돌면 IB업계에서 더 많은 직원이 해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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