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투매+마이크론 쇼크…파고 휩싸인 코스피 [증시 개장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증시는 마이크론(-3.4%) 실적 부진으로 반도체 업종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할인을 발표한 테슬라(-8.9%)까지 폭락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국내 증시는 반도체, 2차전지 등 주요 대형주 중심의 급락 출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코스피 급락 출발 전망

미국 증시가 긍정적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론, 테슬라 충격파로 급락 마감한 점은 23일 국내 증시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MSCI 한국 지수 ETF는 0.73%, MSCI 신흥지수 ETF는 0.89%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286.99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10원 상승 출발, 코스피는 1% 내외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서 연구원은 "특히 테슬라의 할인 발표가 전기차 수요 둔화 이슈를 자극해 관련 종목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4.20% 급락한 점도 관련 종목 부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하락 출발이 예상되나 다음주 있을 배당락을 앞두고 기관 투자자들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돼 낙폭은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염승환 이베스트증권 이사는 "나이키, 페덱스 효과가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마이크론, 테슬라 충격에 미국 증시가 크게 흔들린 만큼 국내 증시도 부담을 안고 출발하는 하루가 될 전망"이라며 "이제 시장의 관심은 금리보다는 침체와 기업 이익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증시는 특히 삼성전자, 현대차 , LG에너지솔루션 비중이 높은만큼 이들 기업들의 최근 실적 우려에 따른 주가 부진은 부담 요인"이라며 "다만 연말 배당을 앞두고 기관들이 어제부터 대량 순매수를 하고 있어 지수 방어는 해줄 가능성은 높다"고 분석했다.이어 "금투세는 2년 유예돼 긍정적이나 대주주 10억 요건은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연말 중소형주 매물 출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 테슬라 장중 11% 폭락…할인 쇼크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2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장중 11% 폭락해 12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테슬라가 미국 시장에서 일부 모델 가격을 할인해 판매에 나서자 투자자들은 이 회사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둔화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이날 장중 11% 폭락해 122달러로 미끄러졌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 이후 불거진 '오너 리스크' 등으로 지난 16일부터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날 폭락(-8.9%)으로 5거래일 연속 하락을 기록하게 됐다.테슬라는 할인 행사를 통해 전기차 일부 모델 판매가를 낮추겠다고 밝혀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이 회사는 오는 31일까지 전기차 세단인 모델3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 신차 고객들에게 7500달러(약 962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모델3와 모델Y에 대한 할인은 테슬라가 이달 초 발표한 3750달러의 할인에서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로스캐피털 파트너스의 크레이그 어윈 수석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인도량을 늘리기 위해 판매단가를 낮추는 것은 시장의 신뢰 회복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 산타랠리는 어디에…나스닥 2.2%↓

미국 증시가 하루 만에 다시 투매 장세로 돌변했다.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희박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348.99포인트(1.05%) 내린 33027.49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56.05포인트(1.45%) 떨어진 3822.3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3.25포인트(2.18%) 급락한 10476.12에 장을 마감했다.전날 시장 전망치를 훨씬 상회한 12월 미 소비자신뢰지수와 나이키, 페덱스의 분기 실적에 힘입어 일제히 반등했던 주요 지수들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 중앙은행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 지속이 내년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이란 두려움이 다시 시장을 지배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예상보다 좋은 경제 지표가 잇따랐지만, 오히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기조를 뒷받침할 것으로 해석되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지난 3분기 미 경제성장률 확정치가 종전 발표(2.9%)보다 높아진 3.2%로 상향 조정되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문가 전망치를 하회한 21만6000 건으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 평균치보다 여전히 낮았던 것이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테슬라는 이날 8.9% 급락했고 엔비디아(-7.0%), AMD(-5.6%), 마이크로소프트(-2.6%)도 모두 부진했다. 실망스러운 분기 실적과 함께 대규모 감원 계획을 내놓은 마이크론은 3.4% 떨어졌다.

거물 투자자인 데이비드 테퍼 아팔루사매니지먼트 창업자가 CNBC방송에 출연해 "난 주식 시장이 하락할 것이라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날 투매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 美 "북한, 러 용병회사 와그너그룹에 로켓·미사일 판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고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인 와그너그룹에 대해 추가 제재를 발표한 가운데 북한이 와그너그룹에 무기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2일 전화 브리핑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그는 "북한은 지난달에 와그너그룹이 사용할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러시아에 전달했다"면서 "북한이 와그너 그룹에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전달한 무기의 규모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북한이 추가로 군사 장비를 공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그너 그룹은 2014년 설립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는 등 우크라이나에서도 비공식적으로 활동해 왔다.

■ 한은 "내년 기준금리, 물가 안정에 중점"…추가 인상 시사

한국은행은 23일 "내년 기준금리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0%)으로 수렴해 나갈 수 있도록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둔 운용 기조를 지속하겠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은은 이날 공개한 '2023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 보고서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내년 중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런 정책 방향을 밝혔다.

한은은 내년 물가와 관련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 중반, 근원 인플레이션(식료품·에너지 제외)율은 2%대 후반으로 예상된다"며 "공급요인의 기저 효과,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상승률이 올해보다 낮아지겠지만,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의 가격 전가(전기·가스요금, 가공식품, 근원품목 등) 등으로 내년 중에도 목표 수준 2%를 상회하는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경제 성장과 관련해서는 "상반기까지 글로벌 경기 둔화에 주로 기인해 잠재 수준을 하회하는 성장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소비 회복세는 금리 상승 등으로 점차 완만해지고 수출과 투자는 주요국 성장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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