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근 시장은, 흙수저 출신 행정가…"군사도시 탈피, 경기 북부 중심지 도약"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흙수저 출신 행정가다. 공고를 졸업하고 시설관리직으로 일하다 군 전역 후 ‘늦깎이’ 대학생이 됐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고위 공무원(경기도 행정2부지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1961년 양주군 의정부읍(현 의정부시)에서 태어났다. 집은 동네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가난했다. 공고 졸업 후 용접공을 거쳐 서울대에서 시설관리직으로 일한 건 형편상 당연한 수순이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당시 살던 양주와 서울을 오가는 강행군이었다.어느 비 오던 날 한 또래 학생이 그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무슨 과 다니세요’라고 물었다. 교실로 향하던 40대 만학도의 뒷모습이 퇴근길에 아른거렸다. 다시 공부하겠다고 결심했다. 군 전역 후 대입, 고시 공부를 거쳐 행시에 붙기까진 7년이 걸렸다.

경기도로 배속받은 그는 기획통으로 꼽혔다. 이인제 지사 시절엔 혁신 조직인 도정 연구계를 이끌었고, 손학규 지사 시기엔 남북교류 협력사업, 김문수 지사 땐 교육국 신설 등을 맡았다. 행정2부지사 시절(남경필 지사)엔 의정부에 새로 만든 경기도 북부청사 앞에 도로 대신 서울시청광장 3배 규모의 광장을 조성하자고 주장해 관철했다. 김 시장은 “평소 유럽, 미국과 달리 우리 도시엔 광장이 부족하단 생각을 해왔다”며 “의정부 시민이 휴식을 취하고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를 더할 것”이고 했다.

타천으로 출마한 2018년 시장 선거에선 낙선했지만,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재수에 성공했다.김 시장은 “의정부엔 태조 이성계가 태상왕 시절 환궁 도중 마중을 나온 태종과 만났던 장소(전좌마을)가 있고 그 만남이 500년 조선왕조를 이어가는 기반이 됐다”고 했다. 또 “지금이야말로 의정부가 ‘군사도시’와 ‘부대찌개’ 이미지에서 탈피해 지방자치 시대 경기 북부의 중심으로 거듭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의정부=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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