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근 의정부시장 "미군 반환부지에 디자인·IT캠퍼스…의정부 미래 먹거리 만들겠다"

7호선 장암역 차량기지 이전땐
의정부IC 일대 산업 거점 활용

지하철 8호선 연장사업 추진
시민 출퇴근 교통난 해소할 것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신설 찬성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섬유, 가구산업이 유명한 양주와 포천의 관문도시가 바로 의정부”라며 “단일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수만 평의 미군 공여 부지를 여럿 보유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시 제공
지난달 13일 평온하던 의정부시가 한순간에 들끓기 시작했다. 미성년자 성폭행범 김근식이 의정부 법무부 시설에 입소한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성폭행범이 애초 살기로 했던 곳이 서울 송파구 법무보호복지공단 시설이었고, ‘수용할 자리가 없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막판에 의정부로 변경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 시장은 지난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거처가 바뀐 건 의정부 시민들의 감정선을 넘은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시설 앞에 천막 시장실을 만들었고, 시청 공무원들에겐 주말 비상 대기령을 내렸다. 도로를 폐쇄하는 행정명령도 했다. 배수진을 친 것이다. 의정부시는 해당 시설의 반경 1㎞에는 학교 7개, 어린이집이 23개나 있어 성범죄자 입소만큼은 절대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 김근식의 여죄가 극적으로 드러나면서 출소를 하루 앞둔 10월 16일 재구속이 결정됐다. 대혼란을 가까스로 피한 것이다.김 시장은 이 사건 이후 “시민들로부터 격려와 감사의 말을 여러 번 들었다”고 했다. 그는 “시장 이전에 의정부 토박이이자 한 사람의 주민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님비로 여겨질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성범죄자에게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길이자 시민을 위한 조치였다”며 단호하게 반박했다. 특히 죄질이 심각한 미성년자 성범죄자의 행정시설 입소에 대해선 새로운 공공 합의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시장은 취임 직후 전임 시장이 서울시와 맺었던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의 이전 합의를 백지화했다. 그는 “의정부의 관문이자 미래인 의정부IC 일대에 면허시험장을 들이는 건 도시의 미래를 파는 행위라고 판단했다”며 “장기적으로 인근의 서울지하철 7호선 종점인 장암역 차량기지가 이전한다면 최대 66만㎡의 공간을 산업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정부시는 캠프카일, 캠프레드클라우드(CRC) 등 미군이 반환한 부지 개발 계획을 전면 수정 중이다. 김 시장은 “미국 공여지에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작은 물류창고를 짓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디자인·정보기술(IT) 캠퍼스로 만들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며 “의정부의 디자인 역량을 주변 도시들과 연결해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고 했다.

의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교통 인프라 확충’을 꼽았다. 의정부는 서부지역 수도권 전철 1호선을 중심축으로 발전해왔다. 1990년대 이후 민락동, 고산동 등 동부 지역에도 택지지구가 조성됐고 지금도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전철 외엔 이렇다 할 철도 노선이 없어 출퇴근 시간 교통난이 심각하다. 김 시장은 “의정부 임금 근로자의 54%가 도시 밖으로 출퇴근하는 게 현실”이라며 “임기 중 지하철 8호선 의정부 연장 사업을 반드시 구체화하겠다”고 강조했다.김동연 경기지사의 핵심 공약인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신설에 대해선 ‘100% 찬성’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시장은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됐다. 그는 “의정부엔 경기도 북부청사가 있고, 경기북부의 거점으로서 경찰청, 소방청 등 다양한 행정 기관이 기능하고 있다”며 “경기북부 특별자치도가 출범한다면 의정부시는 경기북부의 중심으로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시장은 남경필 경기지사 후기 시절인 2017년 북부청사를 이끄는 행정 2부지사로 일했다.

■ 김동근 의정부시장

△1961년 경기 의정부시 출생
△의정부공고
△성균관대 행정학과
△버밍엄대 이학석사
△아주대 행정학 박사
△행시 35회
△총리실 정무과장
△경기도 교류협력과장·도시환경국장·교육국장
△수원시 1부시장
△의정부시 부시장
△경기도 행정2부시장

의정부=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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