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UAM 시너지 '뿜뿜'…현대차-KT, 미래 모빌리티 혈맹

7500억 규모 지분 맞교환

KT 자사주 지분의 7.7%
현대차·모비스 주식과 교환

인공위성 기반 인프라 마련해
UAM 넘어 AAM 시대 준비
AT&T·GM 등도 통신·車 협력
최근 자동차산업의 가장 큰 화두는 ‘MECA(모빌리티, 전동화, 커넥티비티, 자율주행)’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이 가운데 커넥티비티는 MECA 가운데 다른 요소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 기술로 손꼽힌다. 자율주행 상용화에 필수적인 차량사물통신(V2X)과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등은 고품질의 안정적인 통신망이 뒷받침돼야 원활하게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용 6G 기술 공동 개발

현대자동차그룹과 KT는 먼저 미래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자율주행 차량에 최적화된 6G 통신 규격을 공동 개발해 차세대 초격차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6G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5세대(5G) 이동통신의 최대 50배에 이른다. 초 단위 이하 실시간 정보 수집 등 초대용량의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미래 모빌리티의 안정성을 위해 필수 기술로 손꼽힌다. 양측은 실증사업과 선행 공동연구를 통해 차세대 6G 통신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양측은 인공위성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통신 인프라도 마련하기로 했다. KT는 자체 통신위성과 연계해 AAM 운항에 필수적인 관제 및 통신망 등을 구축한다. 현대차그룹은 기체 개발과 버티포트(수직이착륙장) 건설 등을 맡는다. 이 밖에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반 신사업을 발굴하고,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개발 협력을 위한 미래기술펀드도 운용하기로 했다.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각국의 유력 통신 사업자와 제휴, 지분 교류 등 협력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AT&T와 GM, NTT와 도요타, 도이치텔레콤과 아우디 등이 협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기술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나선 KT는 차세대 초고속 통신망 생태계 확장을 비롯해 지능형 교통관제, 통합 보안, 데이터 서비스 등 네트워크 분야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이 커넥티비티 사업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차량 내 스트리밍 등 서비스도 출시

장기적인 선행 연구는 물론 기존 사업의 제휴도 추진한다. KT가 보유한 전국 각지의 유휴 공간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커넥티드카 시대 수요에 맞춰 스트리밍 등 새로운 서비스 개발도 검토한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할수록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소비가 늘어나게 된다. 국내 유료 방송 1위 사업자인 KT가 보유한 양질의 콘텐츠와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 차량과 모바일 데이터 연동 등을 통해 최적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게 목표다.

미래 사업 확장에 필수인 보안 통신 모듈 분야 기술 협업도 계획 중이다. KT 신사옥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셔틀 실증 운행 사업도 진행한다. KT 사업 영역에서 수소연료전지를 단계적으로 활용하고 KT의 영업용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기로 했다.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에 공동 대응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서도 다각도로 협력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과 KT는 정부 주도의 한국형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을 위해 2020년 9월부터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협력해왔다.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의 이사회로 활동하는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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