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연말 2.75∼3.00%까지 오를 듯…인상 기조 지속

"인플레 압력·한미 금리 역전에 연내 한두차례 더 인상 전망"
"하반기 수출 둔화 우려 부각…속도 조절 가능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다. 사상 처음으로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금리 인상 기조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당장 해소되기 어려운데다, 미국이 계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한국과 기준금리 격차를 벌리면 한은도 연내 2.75%에서 3.00%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게 경제·금융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다만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는 만큼, 한은이 올해 4분기 한 번쯤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 전문가·시장 "연말까지 한두 차례 추가 인상…2.75∼3.00%"
전문가들과 시장은 이날 2.50%까지 뛴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두 차례(10·11월) 남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한 두 차례 더 올라 연말 2.75∼3.0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미 기준금리가 지난달 역전됐고, 미국이 강도 높은 긴축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분위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뒤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2년 반 만에 한국보다 높아졌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2.50%로 높이면서 한국 기준금리와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같아졌지만, 연준이 오는 9월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나 0.75%포인트 올리면 한미 기준금리는 다시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 입장에서는 남은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올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 환율 변화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등의 위험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최근 2009년 금융위기 수준인 1,346원대까지 뛰면서 환율 방어 필요성도 커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남은 금통위에서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원은 "남은 금통위에서 두 번 다 올리거나 한 번 정도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말 기준금리 수준은 2.75∼3.00% 정도로 본다"고 밝혔다.
◇ "물가 정점 나오면 경기 둔화 가능성 부각…한 번은 동결할 수도"
한은이 올해 남은 두 번의 금통위에서 한 번 정도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특히 한은이 예상한 대로 물가 정점이 3분기 말, 4분기 초 확인되면 물가보다 경기 우려가 선순위로 올라설 수 있다.

향후 1년의 예상 물가 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이달 4.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역대 최고였던 7월(4.7%)보다는 다소 낮아졌다.

반면 경기 침체 우려는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하반기 수출 전망이 어두운데다, 물가 오름세·금리 인상이 겹쳐 소비 증가 여력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1월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11월쯤에는 물가 정점을 확인하게 되고 점차 경기에 대한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도 "물가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것이 관측되면, 숨 고르기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라며 "10∼11월 중 한번은 동결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한은이 4분기 내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유가의 빠른 하락과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 둔화 속도를 고려하면 국내 경기의 하방 압력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2.50%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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